미국·일본·중국 등 미래 섬유산업 주도권 전쟁 돌입
국내 탄소밸리 지원 및 정부 기반 탄소섬유 확충 나서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국내 슈퍼섬유 기술개발 수준은 이제 후발주자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탄소섬유의 국내 생산 확충을 위한 다양한 지원 마련과 정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일반인에게는 조금은 낯설었던 탄소섬유는 약 5-10μm(마이크론)의 직경을 가지고 있다. 본질적으로 탄소 원자로 구성돼 있고 강철보다 높은 강성과 높은 인장 강도에 반해 상대적으로 낮은 중량, 여기에 높은 내 화학성 및 고온 저항과 낮은 열팽창력을 보유한 말 그대로 ‘슈퍼 섬유’로 총칭되고 있다.

때문에 4차 산업 시대 차세대 섬유산업을 주도할 탄소섬유 기술개발은 그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볼 때 미래 섬유산업의 패권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탄소섬유 기술개발 확충을 위한 전 세계 국가적 지원 정책이 마련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탄소섬유는 우주항공과 풍력 터빈 블레이드, 철도운송 및 자동차 부품 등 산업 전반은 물론 스포츠 및 레저, 케이블 코어 등 민간 분야에서 그 용도가 다양한 만큼 높은 수익성도 담보되고 있다.

글로벌시장 개척 나선 韓·中…신개발 확장 나선 美·日

그렇다면 ‘검은 보석’으로 불리는 슈퍼 섬유 탄소섬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국의 기술개발과 육성 정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을까?

가장 먼저 탄소섬유의 선구적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본을 먼저 짚어봐야 할 것 같다. 일본은 이미 탄소섬유 복합소재 제조와 이를 이용한 자동차 개발을 위해 NEDO(New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 / 신에너지 종합개발 기구)를 설치하고 지난 2012년부터 막대한 정부 예산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이시카와현을 중심으로 지난 2009년부터 탄소섬유 클러스터를 추진했으며 2012년 차세대 산업창조 펀드 130억엔(한화 1350억원)을 조성하고 이듬해 2013년부터 국제과학 이노베이션 거점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탄소섬유 기업들은 탄소섬유 저가화 공정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가 주도적으로 연구를 지원하면서 성형과 집합, 안전설계 등 기술개발에 초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2년 8월 연비 규제 강화 법안이 확정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평균 연비가 2025년까지 현재 대비 50% 이상 개선을 강조하고 나선 미국 역시 탄소섬유 기술개발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설명=국내 산업용 섬유 연구동향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사진설명=국내 산업용 섬유 연구동향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미국은 탄소섬유에서 복합재료 및 최종제품에 이르는 전체 가치사슬을 커버할 수 있는 클러스터 형성과 항공용 탄소섬유 복합소재 확대를 위해 고급 탄소섬유 복합소재 개발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일본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미국의 탄소섬유 기술력은 미국 에너지부 및 도로교통안전국 등이 주도해 친환경 경량화 자동차 부품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탄소섬유 압력 용기를 사용하는 CNG 바이오연료 차량에 대해 생산업체와 구매자 모두에게 대당 1만 달러 세액을 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폴리텍 섬유화학 교수는 “미국은 지난 10년 이상 저가 탄소섬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추진해왔다.”면서 “실제 지난 2011년부터 총 3500만 달러(한화 406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투자해 ‘Oak Ridge Carbon Fiber Composites Cluster’구축 및 자동차 경량화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드론(Dron)을 바탕으로 무인기 패권을 노리고 나선 중국 역시 탄소섬유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탄소섬유 산업의 후발주자인 중국ㅇㄴ 지난 2015년 1만톤 급 생산기술을 달성하며 본격적인 미래 섬유산업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중국은 산업용 탄소섬유 원천기술과 고기능 탄소섬유 원사 등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길림성 하이테크 산업화 기지에 대규모 탄소섬유 기업집적화 단지를 조성했다.

이 같은 중국의 기술개발과 투자는 프리프레그 개발을 바탕으로 열차 개발과 드론, 우주 발사체 등 탄소섬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 설명=산업용 섬유 용도별 현황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사진 설명=산업용 섬유 용도별 현황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실제 최근 탄소섬유를 이용해 초경량 무인기(드론)개발에 성공한 JB드론은 중국 정부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지원 받았다.

국내 ‘첨단소재 13대 혁신성장동력 선정’…2022년까지 8조원 투자

“탄소섬유 기술개발을 위한 우리 정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산업통산자원부는 소재·부품개발 로드뱁을 수립해 경량소재 개발 지원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첨단소재 개발을 위해 지난해 1조 5600억원을 지원했으며 오는 2022년까지 총 7조 9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관계자)

이처럼 슈퍼 섬유 기술개발 주도권 경쟁은 미국과 일본의 경우 신기술 개발을 통한 미래 섬유산업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반면 후발주자인 중국과 우리나라의 경우 개발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점진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실제 국내 자동차 생산량의 70% 내외를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국제적인 온실가스 규제 준수 의무화에 따라 자동차 온실가스 저감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국내 탄소밸리 지원 사업과 정부의 기반 구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탄소섬유의 국내 생산은 지난 2012년부터 확충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정부는 제4차 소재·부품발전 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100대 기술을 확보해 4대 소재·부품 수출 강국 도약을 위한 첨단 신소재부품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훈 첨단 신소재 연구원은 “100대 기술은 그린카를 중심으로 30% 경량화 다중소재 융합 차체와 세계 최고 비장도 경량 바디, 그리고 내장 플라스틱 경량모듈을 위한 17개의 자동차용 경량소재 핵심기술을 포함했다.”면서 “첨단소재 기술에는 탄소섬유 제조기술과 경량 소재인 자동차용 알루미늄 판재, 그리고 타이타늄 등이 포함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량소재와 관련된 정부 R&D 사업으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탄소산업 기반조성과 혁신성장동력프로젝트(경량소재)가 있다.

가장 먼저 혁신성장동력프로젝트는 국가 전략기술 분야인 경량금속과 탄소자원화를 중점개발해 미래 신산업 창출과 경쟁력 확충을 이해 지난 2017년 72억원을 지원했다.

또 탄소밸리구축은 지난 20011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탄소소재 관련 원천·응용기술 개발을 통해 핵심소재 국산화 및 기술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지난 2015년 155억원 규모를 지원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탄소섬유와 복합소재, 티타늄, 사파이어 글라스 등 첨단소재를 가공할 수 있는 첨단소재 가공시스템 기술개발 사업을 착수했고 현재까지 투자액만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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