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 에디슨 전구 필라멘트로 사용된 인류 최초의 ’탄소섬유‘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탄소섬유는 다양한 용도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데 원료와 제조법 등 조건에 의한 각자의 특성을 가진 탄소섬유 제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특히 PAN계 탄소섬유는 프리커서(폴리아크릴로니트릴 섬유)를 열안정화와 탄소화를 거쳐 고강도·고 탄성을 통해 항공과 우주, 스포츠 레저, 자동차 분야 등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 섬유화학 박동우 박사)

그라파이트 섬유로도 불리는 탄소섬유란(carbon fiber) 탄소원소의 질량 함유율이 90% 이상 이뤄진 섬유장의 탄소재료를 의미한다. 강철 보다 가볍지만 그 강도(强度)는 10배 이상 강력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신소재 탄소섬유는 언제부터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 그 기원을 찾아봤다.

앞으로 미래 시대를 주도하게 될 첨단 기술은 드론, 자율주행차, 인공지능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미래의 첨단 과학 기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기술이 바로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탄소섬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소섬유를 활용한 항공기를 비롯해 자동차, 컴퓨터, 레저용품 및 의류, 여기에 골프채까지 탄소섬유는 이제 현대 산업의 핵심 구성 요인이다. 그렇다면 꿈의 신소재인 탄소섬유는 언제 발견됐고 용도는 어떻게 쓰였을까?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훨씬 전인 지난 1880년 세기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T.A. Edison)’이 전구의 필라멘트에 최초로 사용하면서 인류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1959년 미국의 화학·석유화학 기업인 ‘유니온 카바이드(Union Carbide)社’에서 레이온(Rayon)이라는 초기 탄소섬유 개발과 1964년 일본과 영국에서 연속상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기술선진국에서 연구개발이 이뤄졌다.

탄소섬유 활용이 본격화된 시기는 1971년 일본의 ‘도레이(Toray)社)’의 아크릴 섬유(PAN) 고강도, 고탄성 구조재료용 탄소섬유를 제조에 성공하면서다.

현재 공업 생산되고 있는 탄소섬유는 원료별의 분류로 PAN계열 핏치계 및 레이온계가 있고 생산량 및 사용량이 가장 큰 것은 PAN계 탄소섬유다.

섬유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탄소섬유가 본격적으로 상업 생산에 나선 것은 1970년대 초반부터다. PAN계와 핏치계(등방성)를 중심으로 상업적 생산에 나섰고 1980년대 후반부터 이방성 핏치계 탄소섬유가 가세하면서 차세대 섬유산업의 혁신으로 군림하게 됐다.

신소재 매력에 빠진 산업시장…무거운 ‘철(鐵)’ 대신 ’탄소섬유‘ 열광

글로벌 IT기업 애플, 전 세계 항공기를 납품하고 있는 항공 기업인 ’보잉‘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서 이제 탄소섬유는 빼놓을 수 없는 절대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애플은 자사가 생산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주요 기자재에 탄소섬유 기반의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와 항공기, 선박 역시 마찬가지다. BMW를 비롯한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이 무거운 ’철(鐵)‘ 대신 탄소섬유 기반의 생산 개발을 위해 큰 폭의 투자를 앞다퉈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BMW는 무인운행이 가능한 탄소섬유 기반의 전기자동차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통해 초경량 구조 설계를 바탕으로 한 차세대 무인운행 전기자동차를 속속 내놓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 소재 개발은 BMW외에도 람보르기니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람보르기니는 일본 미쓰비시 레이온사와 협업을 통해 고성능 탄소섬유와 프레스 성형기술 개발을 토대로 한 가볍고 튼튼한 자동차 생산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탄소섬유는 항공과 우주 분야에서도 주력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행기의 주날개와 동체, 주요부품과 인공위성의 동체 등에 사용되는 탄소섬유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경량화를 강조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보닛과 브레이크 라이닝 등 주요 구조재와 초고속 열차의 동체에도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기능성 스포츠 레저 의류에도 탄소섬유를 경험할 수 있다. 이른바 그라파이트가 주 부품인 낚시대와 골프채, 테니스 및 베드민턴 라켓과 크루저 등 선박에도 사용되며 빌딩 등 건축물 재료인 보강제와 교량의 주요 구조재 역시 탄소섬유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 섬유화학 박동우 박사는 “애플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삼성전자와 LG 등 국내외 글로벌 IT기업에서 생산하는 노트북의 플라스틱을 대신해 탄소섬유가 들어가고 있다.”면서 “의료계에서는 인공관절과 X-레이의 투과장치 부품재료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탄소섬유 복합소재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1970년대~1980년대의 경우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때문에 항공기 구조재나 고급 낚시대 및 골프 샤프트 등 한정된 품목에서만 적용되다가 상업 생산이 확대되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복합소재의 용도개발과 성형공법 개발로 사용처가 크게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탄소섬유 복합소재의 용도는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관련 분야의 세계 시장은 향후 10년 사이에 최대 7배 이상 성장되고 있다.

국내 업계 2012년부터 자체수급…국내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낮아

이처럼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되고 있는 미래의 핵심 신소재 ’탄소섬유‘는 세계 시장에서 11만톤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사용되는 탄소섬유량은 세계 시장의 약 15%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오는 2020년에는 약 3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진설명=탄소섬유 시장 점유 현황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사진설명=탄소섬유 시장 점유 현황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이경운 신소재 섬유화학과 교수는 “탄소섬유 복합소재 시장은 오는 2020년 20만 8000톤 수준으로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되며 용도 확대에 따라 복합소재 시장의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보잉 737과 같은 항공기와 에어버스, BMW i3 등에 적용하는 것 외애도 항공과 우주, 전자 등 전 분야에서 탄소섬유 복합소재의 기술적 적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검은 보석으로 추앙받고 있는 탄소섬유를 국내는 지난 2012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국내 신소재 전문 기업인 효성과 태광 등이 2012년 이후 개발을 위한 상용화 설비를 가동하면서 자체수급에 나섰다.

문제는 국내의 경우 원소재는 대부분 수출하고 복합소재와 응용제품은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탄소섬유 복합소재 국내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탄소섬유 소재는 모재에 의해 고분자계와 탄소계, 세라믹계, 금속 등으로 분류되는데 지난 16년 기준 전체 탄소섬유 복합소재 시장에서 고분자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채 7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항공과 우주, 자동차 분야에서 탄소섬유 복합소재 수요가 전체 시장 대비 40%를 육박하고 있어 오는 2030년까지 총 36만 9000톤에 이를 것이라는게 섬유화학 업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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