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인, 정교한 수학 계산으로 일식 발생 정확히 예측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고대 마야의 일식(日食,해가 달에 가려지는 현상) 예측 방식이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미국 뉴욕주립대 올버니 캠퍼스 언어학자 존 쥬스테손(John Justeson)과 플랫츠버그 캠퍼스 고고학자 저스틴 로리(Justin Lowry) 연구팀은 13~14세기 제작된 '고대 마야 달력(Dresden Codex)'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마야인들이 일식을 예측하는 '일식표' 운용 방식을 재구성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 마야 문명, 천문 지식으로 일식 예측
마야 문명은 현대 멕시코 남동부와 과테말라 지역에 자리했으며,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하기 전부터 2천 년 이상 주요 천문 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달력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기록은 스페인 정복 이후 소실됐지만, 현재 남아 있는 고대 마야 달력은 천문과 점성, 계절, 의식 등 다양한 지식을 담은 가장 중요한 문서로 평가된다.
달력은 78페이지로 구성되며, 11~12세기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각 페이지에는 마야 문자가 그림과 함께 정교하게 기록돼 있어, 천문 현상을 계산하고 사회적·종교적 의식을 조율하는 기능을 수행했다. 특히 달력에는 일식을 예측할 수 있는 '일식표'가 포함돼 있어, 특정 천체 현상의 반복 주기를 계산하고 향후 발생할 일식을 미리 알 수 있었다.
외부 전문가인 텍사스대 역사학자 킴벌리 브로이어(Kimberly Broyer)는 "사제와 통치자들이 천체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행동과 의식, 제물 선택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표 재설정' 방식으로 정확도 향상
고대 마야 달력에 포함된 일식표는 기준일부터 마지막까지 약 405개월(약 1만1960일)에 달한다. 하지만 단순 반복 방식으로는 완벽한 예측이 어려웠다. 당시 마야인들은 표의 마지막 달에 도달하면 처음 달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운용했는데, 이 경우 누적 오차가 발생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표를 358개월 또는 223개월 단위로 재설정하면 누적 오차를 최소화하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일식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현대 일식 주기와 비교한 결과, 마야인들은 서기 350~1150년 사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관측 가능한 대부분의 일식을 정확히 예측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방식은 134년 동안 누적 오차가 51분 이내에 불과하다.
이번 연구는 마야 문명이 단순히 천체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정교한 수학적 계산과 체계적 운용을 통해 사회와 종교를 조율한 고도의 천문학 문명을 이루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통해 마야 달력과 일식표 운용 방식이 단순 기록을 넘어 실제 예측과 사회적 기능을 수행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