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폐경기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불편 증상인 '핫플래시(hot flash, 갑작스러운 열감과 땀, 얼굴 붉어짐)'를 자기관리형 자기최면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약물이나 호르몬 요법을 사용하기 어렵거나 원치 않는 여성들에게 안전하고 경제적인 증상 완화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논문은 미국 의사협회 학술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 자기최면, 핫플래시 횟수·강도 60% 이상 감소 입증
미국 베일러대학교 게이리 R. 엘키슨(Gary R. Elkins) 교수 연구팀은 폐경기 여성 250명을 대상으로 6주간 자기관리형 자기최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연구 대상자의 약 4분의 1은 유방암 이력이 있어 호르몬 요법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였다.
연구는 자기최면 그룹과 위장 최면(Sham Hypnosis) 대조군으로 구성해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자기최면 그룹에서 핫플래시의 빈도와 강도가 평균 53.4% 감소해 대조군을 크게 앞섰으며, 3개월 후 추적 관찰에서는 60.9%까지 감소율이 상승했다. 특히 유방암 이력이 있는 여성에서도 6주 후 64% 감소가 확인돼, 기존 약물 치료 없이도 상당한 효과가 입증됐다.
자기최면은 최면을 통해 체온 조절 중추에 대한 심리적 통제력을 높여 핫플래시 빈도와 강도를 낮추는 원리로 작용한다. 이러한 행동 기반 치료법은 약물이나 기기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식과 심리적 통제력을 활용해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저비용·자가 관리 방식으로 안전한 증상 조절
참가자들은 집에서 오디오 녹음이나 앱을 활용해 자기최면을 수행하며 증상을 관리했다. 이러한 방식은 병원 방문이 필요한 치료보다 저비용이며, 자기주도적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2주 후 조사에서는 핫플래시 감소와 함께 수면 질, 기분, 집중력 개선도 보고되었으며, 약 90%가 "기분이 좋아졌다"고 응답해 대조군의 64%를 크게 웃돌았다.
엘키슨 교수는 "자기최면은 폐경기 이후 여성과 유방암 생존자에게 핫플래시의 빈도와 강도를 일관되게 크게 줄일 수 있는 유일한 행동 기반 치료법"이라며, "앞으로 자기최면을 통한 수면 질 개선 등 추가적 효과 연구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