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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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총기 사회로 불리는 미국에서 총기 사고는 매년 수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꼽힌다. 

최근 국제학술지 'Social Science & Medicine'에 실린 연구는 총기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연구에 따르면 총기와 관련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과 자살 위험이 현저히 높았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Social Science &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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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기 폭력 노출과 정신건강의 연관성

미국 라트거스대학교 다니엘 세멘자(Daniel C. Semenza) 부교수 연구팀은 2024년 미국 성인 8,00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우울증(PHQ-9)과 자살생각(자기상해 척도)을 평가하는 동시에, 총기 자살을 알게 된 경험, 총기로 위협받은 경험, 직접적 총격 피해, 가족이나 친구의 총격, 총격 목격, 총소리 청취 등 여섯 가지 노출 유형의 빈도와 시점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경험 빈도가 많고 시점이 최근일수록 우울증과 자살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가능성도 함께 높아졌다. 생애 전반에서 누적된 노출 역시 정신건강 악화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세멘자 교수는 “총기 폭력 노출은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자살 예방 전략에 대인 폭력 예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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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장기적 부담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 총기 관련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매년 살인, 자살, 우발 사고,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살이다. 특히 청년층과 흑인·히스패닉 인구가 주요 피해 집단으로 나타난다.

총기 폭력 경험은 사건 당사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뉴스 보도, 온라인 영상, 주변인의 경험 등을 통한 간접적 노출만으로도 불안,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 같은 후유증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총기 폭력에 간접적으로 노출된 경우에도 장기간에 걸쳐 심각한 정신건강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총기 폭력을 사회 전체의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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