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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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건강을 위해 술을 줄이는 것이 좋다"는 말은 익히 들어왔지만, 실제로 금주하면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결심이 쉽지 않은 이들이 많다.

호주 커틴대학교 국립약물연구소 객원교수 니콜 리(Nicole Lee)는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금주 후 몸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시간대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건강 회복 타임라인’을 공개했다.

알코올은 간과 뇌를 포함해 전신에 영향을 주는 독성 물질이다. 금주 후 회복 속도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이 타임라인은 금주 후 하루, 일주일, 한 달, 여섯 달, 1년 시점에서 나타나는 몸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 금주 1일~1개월: 초기 회복과 기분 개선

알코올은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하지만, 몸에서 빠져나가면 탈수가 완화돼 두통과 피로감이 줄어든다. 간은 혈당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데, 금주로 간 기능이 회복되면서 혈당 수치가 정상화되기 시작한다.

매일 술을 마시던 사람은 금단 증상으로 수면 장애, 기분 변화, 식은땀, 떨림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 1주일 내 호전된다.

일주일이 지나면 수면 질이 개선되고 아침에 더 상쾌함을 느낀다. 간은 손상된 조직을 재생해 지방간이 줄고, 가벼운 간 손상도 회복된다. 뇌 기능도 경미한 음주자는 수일 내, 중등도 음주자도 1개월 내에 개선될 수 있다.

1개월이 지나면 기분 조절 능력이 회복돼 불안과 우울 증상이 완화되고, 대부분은 기분이 좋아진다. 알코올 칼로리 섭취가 줄면서 체중과 체지방 감소가 기대되며, 피부도 건강해진다. 위장 자극이 줄어 소화불량, 속쓰림, 설사 증상이 개선되고, 인슐린 저항성은 25% 감소하며 혈압도 약 6%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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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 6개월~1년: 면역력 강화와 만성질환 위험 감소

적당히 음주하던 사람은 6개월이면 간 손상이 거의 완전히 회복된다. 과음자도 면역 체계가 개선돼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지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좋아진다.

1년 이상 금주를 지속하면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여러 암, 정신 질환 등 만성 질환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특히 고혈압 위험 감소로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이 낮아지고, 신장병, 안질환, 발기부전 위험도 함께 줄어든다.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음주량이 적은 사람도 금주 시 암 발생 위험이 4% 감소하며, 중증 음주자는 음주량 감소만으로 암 위험이 9% 줄어든다.

금주는 주로 만성적이고 잦은 음주자에게 더욱 뚜렷한 효과를 보인다. 금단 증상과 장기적인 신체 회복 과정이 명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술을 즐기는 사람도 단기간 금주를 통해 수면 개선, 피로 완화, 간 기능 부담 감소 등 긍정적인 변화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음주자가 건강을 위해 일정 기간 금주를 시도해볼 만하다.

금주나 절주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 설정, 단계별 계획 수립, 음주 기록 관리, 앱이나 지원 그룹 활용이 도움이 된다.

니콜 리 교수는 "음주량을 줄이면 뇌와 신체 건강에 빠른 효과가 나타나며, 적은 음주 상태를 오래 유지할수록 건강이 더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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