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목성의 대형 위성 '유로파(Europa)'는 얼음으로 덮인 표면 아래 바다의 존재가 확실시되고 있어, 태양계에서 지구 외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천체로 꼽힌다.
지난 3월 '네이처천문학(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 얼음별에선 대량의 산소가 생성되고 있다. 목성 탐사선 주노가 수집한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하루 약 1000t(톤)의 산소가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유로파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가 10월 10일(현지시간) 발사를 위한 테스트의 최종 단계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NASA는 유로파 클리퍼 프로젝트의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에 9월 10일 "오늘 우리 미션은 KDP-E(Key Decision Point E)로 알려진 표준 계획의 중요한 이정표를 맞이했다. 이에 따라 10월 10일에 시작될 발사 기간을 향한 전진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KDP-E란 컨셉 책정과 기술 개발 단계인 '페이즈(Phase) A'부터 미션을 완료하는 '페이즈 F'까지 구성된 NASA 프로젝트 라이프 사이클 가운데 실제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페이즈 E에 돌입하는 결정 지점을 말한다.
2015년 계획이 시작되고 2022년 6월 탐사선 본체가 완성된 유로파 클리퍼는 이제 발사를 위한 최종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한편, 유로파 클리퍼의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트랜지스터가 기존 예상보다 낮은 방사선량에도 고장이 나는 문제가 지난 5월 확인됐다. 목성의 자기장 영향으로 유로파는 태양이 닿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빛날 정도도 강한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는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약 4개월에 걸쳐 꾸준한 테스트와 분석을 진행한 결과, 연구팀은 탐사선 트랜지스터가 향후 4년간의 미션 수행이 가능할 만한 내구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유로파 클리퍼는 목성 주회 궤도를 타지 않고 중력을 이용한 플라이바이(Fly-by)를 약 50회 실시해, 유로파에 대한 접근과 이탈을 반복하며 관측을 진행한다. 방사선 핫스팟에 있는 시간을 단기간으로 억제할 수 있어 위험지대를 벗어나 트랜지스터가 회복되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을 전망이다.
유로파 클리퍼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조던 에번스는 9월 10일 회견에서 "우리는 유로파 클리퍼가 목성을 돌 때 방사선 환경에 노출되기는 하지만, 플라이바이를 통해 트랜지스터가 치유되고 부분적으로 회복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10일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팰컨 헤비(Falcon Heavy)에 실어 발사하는 유로파 클리퍼는 2030년에 목성계에 도착해, 얼음 표면과 지각 아래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바다를 조사할 예정이다. 주된 목적은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유로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NASA의 커트 니버 박사는 "이것은 장대한 임무다. 수십억 년 전에 생명이 있었을지 모르는 세계가 아니라 바로 지금 생명이 있을지도 모르는 세계를 탐험할 기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