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것은 대기 중 미립자에 의해 파장이 짧은 푸른 빛이 다른 빛에 비해 더 강하게 산란되고 넓게 퍼져 우리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화성에도 대기가 있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대기 중 미립자로 산란된 빛을 보게 되는데, 화성의 밤하늘은 '녹색'으로 보일 가능성을 유럽우주국(ESA) 연구팀이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게재됐다.
ESA는 화성에서 활발한 생물학적·지질학적 과정의 징후일 수 있는 메탄과 기타 미량 대기 가스의 증거를 찾는 화성 궤도 탐사선 'TGO(Trace Gas Orbiter)' 미션을 러시아 기관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TGO 미션을 통해 2016년 대기 검사기와 스키아파렐리 EDM이라는 착륙 실증 모듈을 화성에 보냈으며, 스키아파렐리 EDM은 착륙에는 실패했지만 대기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ESA는 2023년 10월 TGO 미션 일환으로 화성 대기권에서 '녹색 밤하늘'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화성에서 대기광(airglow)이 보일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밤 시간대 가시광선을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SA에 따르면 녹색 밤하늘은 탐사선이 밤에 활동할 수 있을 정도의 밝기일 가능성이 있다.
녹색 야광이 발생하는 구조는 다음과 같다. 우선 행성 표면에서 약 50㎞ 상공에서 이산화탄소 분자가 태양광의 에너지를 받아 산소 원자로 분열된다. 그리고 두 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해 산소 분자를 형성할 때 태양광이 산란한다.
산소 원자가 태양광과 반대쪽, 즉 밤의 영역으로 이동하면 태양 에너지가 사라지고 더 낮은 고도에서 모여 빛을 확산시키게 된다.
벨기에 리에주대 대기행성물리학연구소의 로리안 솔레 박사는 "이 방사는 여름 대기 중 생성된 산소 원자가 바람에 의해 운반된 후 재결합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화성에서는 고도 40~60km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여름보다 낮은 겨울 고위도 위치에서 방사가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TGO가 고도 400km 위치에서 화성 궤도를 돌며 가시광선 감지 채널로 밤의 영역을 관측한 결과, 한 면에 펼쳐진 녹색 빛을 관측할 수 있었다. ESA는 탐사선이 녹색으로 빛을 반사하는 대기를 촬영한 모습에 대해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공개했다.
행성학자인 장 클로드 제라르 박사는 ESA 성명에서 "이번 관측 결과는 예상치 못한 것으로 미래 화성 탐사에 있어 흥미로운 일이다. ESA 화성 임무에는 화성 전체를 촬영하기 위한 카메라가 탑재될 것이다. 녹색 빛은 우주비행사가 관측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렬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