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태양계에서 지구 환경과 가장 가까운 행성으로 알려진 화성은 수십억 년 전에는 물이 존재했다는 증거나 생명 징후일 가능성이 있는 유기화합물 등이 발견되고 있다. 

최근 태양계 최대 화산인 화성 올림푸스 몬스(Olympus Mons) 분화구에서 '서리'가 발견됐다. 적도 주변에서 서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화성 기후 시스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위스 베른대와 미국 브라운대 등 9개국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연구 성과를 게재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올림푸스 몬스 화산은 화성의 저위도 부근에 펼쳐진 타르시스 고원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높이가 약 2만 7000m에 달해,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화산군이 이어져 있는 타르시스 고원은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아 서리 형성은 어렵다고 여겨졌다. 

논문 수석저자인 아도마스 발란티나스 연구원은 유럽우주기구(ESA)의 가스추적 궤도선(TGO,Trace Gas Orbiter)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TGO에 탑재된 '컬러 및 스테레오 표면 이미징 시스템(CaSSIS)' 장비가 촬영한 3만장 이상의 고해상도 컬러 화상을 분석한 결과, 추운 계절 타르시스 고원에 위치한 화산들의 정상 부근과 화산 폭발로 생긴 칼데라에 이른 아침 서리가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TGO의 분광 장비와 ESA의 다른 화성 궤도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에 탑재된 고해상도 스테레오 카메라를 통해서도 검증을 마쳤다.  

아래는 올림푸스 몬스 정상에 내린 서리를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b)과 이를 확대한 사진(c)이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화산 정상이나 칼데라에 내리는 서리는 화성의 추운 시기에만 생기고, 머리카락 굵기 정도로 매우 얇기 때문에 일출 전후 태양열로 증발할 때까지 불과 몇 시간 동안만 형성된다. 서리층 자체는 얇지만 서리가 내리는 범위는 광대해, 전체 수분 함량은 약 1억 1100만 리터(올림픽 수영장 60개분)에 달한다. 

이번 발견은 화성 적도 부근에서 서리가 발견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기존 화성의 기후 역학에 의문을 제기한다. 

지구 환경을 고려하면 적도 부근이라도 해발 2만m가 넘는 산꼭대기라면 서리가 내려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화성은 낮은 대기압과 일조 조건 등으로 산 정상 부근도 평원과 기온이 큰 차이가 없어, 해발고도가 높아도 서리는 내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Geoscience

연구팀에 따르면 산 정상 부근이나 칼데라를 지나는 독특한 공기의 순환이 추운 아침에 서리가 내릴 정도로 시원하고 습도가 있는 기후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바람이 고원의 높은 화산 경사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습한 공기가 표면 근처에서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하여 응결되어 서리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발란티나스 연구원은 "이번 발견은 화성에 남은 고대 기후 사이클의 흔적일 수 있다. 과거 화성 화산 지역에 비나 눈이 내렸을 수도 있다"며 "화성 적도 부근의 서리 형성 과정을 모델화함으로써 화성의 복잡한 대기 역학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