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밤하늘을 수놓는 나선 은하들은 보통 두 개 이상의 팔을 뻗으며 우주의 장관을 연출한다.
그런데 최근 허블 우주망원경이 단 하나의 나선팔만 가진 이례적인 은하를 포착해 과학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공동 운영하는 허블 우주망원경은 1억 9천만 광년 떨어진 기린자리(Camelopardalis) 방향에서 기묘한 형태의 은하 NGC 1961, 일명 ‘Arp 184’를 촬영했다. 관측 결과, 이 은하는 별이 빼곡히 박힌 나선팔이 단 하나만 존재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 태양계가 속한 은하인 ‘우리은하(Milky Way)’는 약 4개의 나선팔을 갖고 있으며, 이는 대칭적이고 규칙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구조다.
그러나 허블이 포착한 NGC 1961은 하나의 나선팔이 마치 우리를 향해 뻗어 나오는 듯한 기묘한 시각적 구도를 보여준다. 이는 허블이 지구 궤도에서 바라보는 관측각도에 따른 효과일 가능성도 있다.
은하의 중심부를 감싸는 별과 먼지의 소용돌이 너머, 반대편에는 이처럼 뚜렷한 나선팔이 보이지 않고, 대신 희미한 가스와 별의 잔해만이 감지된다.
이 은하의 고해상도 이미지는 확대 가능한 줌 이미지와 파노라마 영상으로도 제공되며, 15메가픽셀 다운로드 버전도 공개되었다.
단 하나의 나선팔이라는 특징 때문에 이 은하는 ‘Arp 184’라는 별명을 얻었고, 1966년 미국 천문학자 할튼 아프(Halton Arp)가 발표한 ‘특이 은하 목록(Atlas of Peculiar Galaxies)’에 등재되었다. 해당 목록에는 전형적인 나선 은하나 타원 은하와 달리, 다른 은하와의 상호작용이나 진화 과정 중 특이한 모양을 갖게 된 338개의 은하가 포함되어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이번 외팔이 은하는 은하 구조의 다양성과 우주의 복잡함을 새삼 일깨워준다. 과연 이 은하는 어떻게 이런 구조를 갖게 되었을까. 충돌이나 병합의 흔적일까, 아니면 그 자체의 진화적 산물일까. 앞으로의 추가 연구를 통해 그 기원이 밝혀지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