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미생물과 유사하지만 우주 적응 특성 지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hina Manned Space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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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중국 우주정거장 톈궁(Tiangong)에서 지구에서 전례 없는 신종 세균이 확인됐다. 이 균은 정거장 이름을 따 '니알리아 티안공엔시스(Niallia tiangongensis)'로 명명됐으며, 극한의 우주 환경에 적응한 특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세균은 2023년 유인우주선 선저우 15호(Shenzhou-15) 승무원이 정거장 내부 모듈을 무균 천으로 표면을 닦은 뒤 냉동 보관해 지구로 가져온 샘플에서 검출됐다. 이후 중국 신저우우주생물과기집단과 베이징우주선시스템공학연구소가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이 균은 토양이나 하수, 식품 등에 존재하며 면역저하 환자에게는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니알리아 서큘란스(Niallia circulans)'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전체 및 단백질 구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종으로 판명됐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국제미생물분류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에 실렸다.

◆ 방사선 복구·바이오필름 형성…우주 생존에 유리한 특성

니알리아 티안공엔시스는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유전자, 방사선 손상을 복구하는 기능,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바이오필름을 형성하는 능력을 갖췄다. 특히 젤라틴을 분해해 탄소와 질소를 확보하는 기능은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우주정거장에서 발견된 균주는 젤라틴을 가수분해하는 독자적 능력을 보였다"며 "이는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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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균이 인체에 위협이 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우주 장기체류 중 미생물 변화에 대한 이해는 우주비행사의 건강과 우주선 시스템 유지에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 ISS서도 유사 사례…미생물의 우주 적응 진화 가능성

우주 환경에서 적응한 미생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내 화장실에서 항생제 내성을 지닌 미지의 박테리아 4종을 발견한 바 있다. 이들 역시 우주 생존을 위한 유전자 특성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또 일본의 '탄포포 계획'에서는 방사선 저항성을 지닌 균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외벽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생명의 기원이 우주에서 왔다는 '판스페르미아(panspermia)' 가설에 과학적 단서를 제공했다.

우주정거장은 고방사선 청정 환경이지만, 실험용 생물체나 승무원 교체 과정에서 다양한 미생물이 유입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우주 환경에서의 미생물 진화를 이해하고, 미래 우주 탐사 및 우주 거주 환경의 안전 확보에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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