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게일 분화구의 산호초 형태 암석 구조물 ⓒNASA/JPL-Caltech/MSSS
화성 게일 분화구의 산호초 형태 암석 구조물 ⓒNASA/JPL-Caltech/MSSS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구 바닷속 산호초를 연상시키는, 구멍이 숭숭 뚫린 독특한 암석 구조물이 화성에서 발견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포착한 이 암석은 수십억 년 전 붉은 행성을 흐르던 액체 상태의 물이 남긴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 NASA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고대 화성의 환경을 복원하고,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NASA 발표에 따르면, 해당 암석은 다공성 형태로 지구의 산호초나 스펀지를 떠올리게 한다. 게일 분화구에서 촬영된 이 구조물은 ‘다층의 미세 구조를 가진 광물 퇴적물’로, 형성 과정이 지구 해양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광물 퇴적 메커니즘과 유사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Punta De Lobos’로 명명된 화성 암석 구조물 근접 사진 ⓒNASA/JPL-Caltech/MSSS
‘Punta De Lobos’로 명명된 화성 암석 구조물 근접 사진 ⓒNASA/JPL-Caltech/MSSS

◆ 화성의 ‘고대 암석 산호’ 어떻게 만들어졌나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이 구조물은 수십억 년 전 화성 표면을 흐르던 물이 암석의 틈과 균열 속으로 스며들면서 형성됐다. 물속에 녹아 있던 광물질이 서서히 침전돼 틈새를 채우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암석과 함께 굳었다. 이후 오랜 세월 화성의 강풍과 먼지가 표면을 깎아내 내부의 정교한 광물 구조가 드러났다.

큐리오시티는 2012년부터 게일 분화구를 탐사하며 퇴적암과 토양 시료를 분석해 왔다. 연구팀은 이 과정이 지구 일부 해양 환경에서 나타나는 광물 퇴적과 유사하다고 설명하며, 특히 장기간 안정적으로 물이 머물렀음을 보여주는 광물층이 과거 화성의 지속적인 수자원 존재 가능성을 강하게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화성 게일 분화구를 탐사 중인 큐리오시티 로버  ⓒNASA/JPL-Caltech
화성 게일 분화구를 탐사 중인 큐리오시티 로버  ⓒNASA/JPL-Caltech

◆ 생명체 흔적 추적에 새 단서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Live Science)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과거 화성에 강과 호수, 그리고 미생물 서식지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게일 분화구는 과거 물이 고인 호수였을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그 광물 패턴과 화학 조성은 당시 환경을 보존한 ‘타임캡슐’과 같다.

연구팀은 특히 암석의 다공성 구조가 지구 미생물 서식지와 닮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화성에서도 유사한 환경이 형성됐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향후 생명체 흔적을 찾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이번 발견은 단순한 지질학적 발견을 넘어, 향후 화성 탐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큐리오시티는 앞으로도 게일 분화구 탐사를 이어가며 화성의 물리·지질학적 비밀을 풀어갈 예정이다. NASA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유인 탐사와 생명체 탐색에 필요한 과학적 토대를 마련하고, 화성 샘플 귀환(Mars Sample Return) 임무에서 채집 우선 지점을 선정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