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 망원경 관측 결과, 생명 활동 시사하는 화학 조합 확인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ambridge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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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구에서 약 124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 K2-18b의 대기에서 메탄(CH₄)과 이산화탄소(CO₂)가 동시에 검출됐다. 두 성분의 공존은 생명 활동 가능성을 시사하는 화학적 단서로 해석된다.

K2-18b는 지구보다 약 8.6배 큰 ‘슈퍼지구형’ 외계 행성으로, 적색왜성 K2-18을 공전하고 있다. 수소가 풍부한 대기와 수증기 존재 가능성 등으로 과학계의 주목을 받아온 대상이다.

◆ 생명 활동 가능성, 외계 대기서 포착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활용한 관측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K2-18b의 대기 중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함께 존재하는 조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다. 

이 두 기체는 일반적으로 서로 반응해 쉽게 소멸되기 때문에, 대기 내에서 안정적으로 공존하려면 지속적인 공급원, 즉 에너지 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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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메탄은 지구 생명체의 대사 활동을 통해 생성되는 대표적 물질로, 생물학적 기원을 시사하는 핵심 지표로 간주된다. 두 성분의 동시 검출은 단순한 화학 반응을 넘어, 생명 활동의 흔적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근거가 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케임브리지대 니쿠 마두수단(Nikku Madhusudhan) 교수는 "이는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외계 세계에 대한 첫 번째 단서일 수 있다"며, "지구상에서 생물학적 활동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독립적인 증거"라고 밝혔다.

◆ 지구 닮은 행성, 조건은 충분할까

K2-18b는 수소와 수증기를 포함한 대기를 갖추고 있으며, 표면 온도도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ambridge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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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조건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이 행성을 ‘하이시언(Hycean)’ 행성 후보로 분류했다. 하이시언 행성은 수소 기반 대기와 액체 상태의 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외계 행성 유형으로, 최근 생명 탐사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분석에서는 디메틸설파이드(DMS)의 존재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DMS는 지구에서 해양 미생물의 생명 활동을 통해 생성되는 물질로, 외계 생명 활동을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화학적 신호다.

다만 연구팀은 "DMS의 검출은 아직 초기 단계의 가능성에 불과하다"며, 후속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결정적 증거는 아직… 검증은 계속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통계적으로 3시그마 수준에 해당하며, 이는 우연히 발생할 확률이 약 0.3%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계에서 '확정적 발견'으로 간주하는 기준인 5시그마 수준(약 350만 분의 1)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정확한 입증을 위해선 더 많은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며, 연구팀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한 후속 관측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유사한 조건을 지닌 다른 외계 행성들에서도 생명 활동을 시사하는 화학 조합을 지속적으로 탐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외계 생명체 탐사가 이론적 예측을 넘어, 실제 대기 관측과 분석을 기반으로 정밀 탐사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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