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퍼지고, 모으고, 다시 떠오르는 신개념 정화 기술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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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깨끗해 보이는 생수나 바닷물에도, 실제로는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 섞여 있을 수 있다. 이런 '보이지 않는 오염물'을 스스로 찾아 제거해주는 신개념 정화 입자,'마이크로클리너(Microcleaner)'가 미국에서 개발됐다.

이 입자는 물에 넣기만 하면 알아서 퍼지며 미세플라스틱을 모아 붙잡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회수까지 가능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 State) 연구팀이 공개한 이 기술은 복잡한 장비 없이도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실렸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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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서 퍼지고, 스스로 떠오르는 미세플라스틱 청소기

마이크로클리너는 게껍질 등에서 얻은 친환경 소재 키토산으로 만든 생분해성 입자다. 작은 가지처럼 뻗은 구조는 정전기와 분자 간 힘으로 물속의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에 잘 달라붙는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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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에는 식물성 오일 오이게놀(Eugenol)이 발라져 있어, 물에 닿으면 수면 위를 스스로 이동하며 넓게 퍼진다. ‘캄퍼보트 효과’라고 불리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장난감 보트가 물 위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또 입자 내부에는 마그네슘과 젤라틴이 함께 들어 있다. 처음에는 천천히 가라앉지만, 젤라틴이 녹으면 마그네슘이 반응해 기포가 생기고, 그 힘으로 입자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다. 즉, 물을 정화한 뒤 스스로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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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도 성공… 회수 후 재사용도 가능

연구팀은 하와이 해변에서 채취한 바닷물로 실험한 결과, 마이크로클리너가 다양한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약 30분 안에 포획했고, 수면 위로 올라온 입자는 간단히 걷어내는 것만으로 정화가 가능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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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입자는 회수 후 다시 가공해 새로운 마이크로클리너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성까지 갖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를 이끈 오린 베레프(Orlin Velev) 교수는 "이 기술은 해양뿐 아니라 식수 정화에도 활용될 수 있다"며 "장비 없이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실생활 적용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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