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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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으로 인한 오염 심각성은 자연 생태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 미세플라스틱의 위협 속에 무방비하게 노출된지 오래다.

미세플라스틱은 이름 그대로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다. 도시의 공기·바다·극지 빙원까지 모든 곳에 존재한다. 플라스틱 제품을 비롯해 치약·화장품· 의류 등에도 있으며, 해양생물 등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타고 식생활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매일 미세플라스틱을 들이마시고 삼키고 있다.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은 그동안 혈액·폐·태반 등 우림 몸 곳곳에서 발견됐지만, 인체 독성 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인간 세포에서 만들어낸 미니 장기인 장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를 용한 실험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장에 염증 작용을 일으켜 심각한 건강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나노메디슨(Nanomedicine: Nanotechnology Biology and Medicine)'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no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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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터프츠 대학교(Tufts University) 잉 첸(Ying Chen) 박사 연구팀은 인체 침입 경로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장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다른 오가노이드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장벽의 여러 세포로 분화시켜 ▲영양 흡수 ▲점액 분비 ▲호르몬 생산 ▲염증 반응 등 장의 복잡한 기능을 재현하는 장관(腸管·intestinal tract) 모델을 만들었다. 

실험에 사용되는 장기 모델 대부분은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이기 어려운 단일 세포 덩어리이거나 암세포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장관 모델을 다양한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에 노출시킨 결과, 나노플라스틱 입자는 장 상피세포로 흡수되고, 더 큰 입자는 장의 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M세포(Microfold cell, 장관 상피세포)에 흡수돼 장 조직 내로 침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가 실험 사진이다. 노란색 부분이 미세플라스틱 입자, 보라색이 M세포, 파란색이 장 세포의 세포핵이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no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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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험을 통해 M세포가 존재하고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농도가 높은 경우에만 장관 모델이 손상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논문에 "이러한 손상은 미세플라스틱이 장관 병변 형성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가노이드는 미세플라스틱보다 작은 단위의 나노플라스틱 농도가 높을수록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방출을 촉발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토카인 방출 자체는 정상 면역 반응이지만 균형이 깨져 정상적인 기능이 저해되면 염증성 장 질환(IBD)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논문 공저자인 터프츠 대학 데이비드 카플렌(David Kaplan) 박사는 "이는 인간 세포 오가노이드 이용이 미세플라스틱이나 나노플라스틱, 나아가 환경 속 입자 전반의 잠재적 독성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입자들은 환경 속 화학물질이나 기타 오염물질 발생원 및 매개체가 될 수 있어 잠재적인 영향은 한층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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