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F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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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Huawei)는 국가 안보상의 위협을 이유로 통신기기 판매 제한 등 미국 정부의 다양한 제재를 받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미국의 집중 공격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여전히 글로벌 선도업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 추락하던 화웨이의 화려한 질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정부로부터 수 십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아 신규 사업 확대 및 수익 확대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 상무부는 2019년 5월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고, 2020년 이후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에 대해 국가 안보의 위협이 있다며 제품 판매 및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맹국 네트워크까지 이용하며 중국 제조사 퇴출에 힘쓰고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기업 규제를 옹호하는 미국 내 세력은 "미국과 군사동맹국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제품 유통량을 줄이겠다는 주요 목적을 달성했다"며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싱크탱크 민주국방재단(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의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매트 포틴저는 "우리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동맹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비록 이 조치가 화웨이를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해도 우리의 목표는 화웨이를 폐업으로 몰아넣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현지에서 미국 기술을 배제하기 위한 캠페인 '미국 삭제(Delete A)'로 적극적인 대응을 펼쳤다.

특히 화웨이에 대해서는 거액의 지원금을 투입하는 한편, 정부 기관에 화웨이 제품 구매 확대를 지시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 기관 및 국유 기업, 공산당 기관 대다수는 화웨이의 칩, 스마트폰,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있다. 

◆ 첨단 기술 접근 막히자 中정부 전폭 지원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그룹(Dell'Oro Group)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규제는 의도치 않게 화웨이의 회복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지난 5년간 구입 계약 및 보조금 등의 형태로 중국 정부에서 약 30억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웨이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총매출의 23%에 해당하는 1천647억위안(약 31조원)을 여러 R&D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이러한 노력은 성과로 이어져 화웨이는 전기차(EV) 시장에 안착했다. 화웨이의 합작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는 2022년 3월 출시 이후 4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중국 체리 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신형 전기차 세단인 '럭시드 S7'의 대량 출하를 시작했다. 

 

또 독자적인 모바일 운영체제 '하모니 OS(HarmonyOS)' 구축에도 성공했다. 7월 말에는 하모니OS를 탑재한 중저가 브랜드 노바 시리즈 첫 플립폰 '노바 플립'을 공개했다. 플립은 ▲6.88mm 두께 ▲AI 기능 ▲5천만 화소 후면카메라 등이 특징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방해에도 화웨이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수익이 2배로 급증했다. 이 중 3분의 2는 중국 클라이언트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래는 화웨이의 2018년과 2023년 수입원을 비교한 그래프다. 애국소비의 영향으로 중국 시장에서는 확대된 반면, EMEA(Europe, Middle East and Africa), 아시아 태평양 지역, 미국 등에서는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Huaw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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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화웨이는 미국의 고성능 칩 수입 금지 조치로 엔비디아를 포함한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한발 늦은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고도의 미국·유럽 기술에 접근하지 못한다면 혁신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화웨이는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많은 과제에 직면해 왔다. 하지만 도전을 계속하면서 우리는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화웨이의 존속과 발전은 글로벌 고객, 파트너, 그리고 사회 모든 섹터의 신뢰와 지원 덕분이다. 연구개발·투자를 유지하는 것은 앞으로 한층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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