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엔비디아가 야심차게 준비한 차세대 인공지능(AI) 슈퍼칩 '블랙웰(Blackwell)'이 난관에 봉착했다.
칩 크기가 커지면서 제작 난이도가 크게 올라 생산 지연과 비용 상승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 크기는 기존 2배, 제조기술 복잡해져
엔비디아가 2024년 3월 발표한 블랙웰 기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B200'은 기존 AI용 GPU '호퍼 H100'과 비교해 사이즈가 약 2배인 1천600㎟이다. 또 집적 트랜지스터 수는 2.6배인 2080억개에 달한다.
하지만 기존 호퍼 시리즈로 이미 칩 제조 사이즈는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최대 사이즈 칩을 2개 조합해 1개의 칩으로 만드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칩 결합 기술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 앞서 스위스 UBS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블랙웰에서 직면한 주된 문제는 제품 대부분을 제조하는 대만 TSMC의 새로운 칩 결합 기술의 복잡성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각 칩을 완벽하게 제조해야 하고 한쪽에 결함이 있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이 많아질수록 위험성도 높아진다. 늘어난 부품에서 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변형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엔비디아의 2분기(2024년 5월~7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배, 순이익은 약 2.7배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2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75.1%로 떨어져 직전 분기 78.4%에서 3.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블랙웰 제조와 관련해 적립한 충당금 9억800만달러의 영향이다.
◆ 블랙웰 전면 출시, 11월 가능할까
블랙웰 생산체제에 대해서는 일부 보도에서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앞선 결산 설명회에서 올해 2분기 샘플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랙웰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오는 4분기(2024년 11∼2025년 1월)에 양산을 시작해 분기 매출액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역시 블랙웰 수율 향상을 위해 설계를 변경했지만 칩의 기능적 변경은 필요하지 않았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러면서 블랙웰 수요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WSJ은 "중대 결함이 있으면 개당 4만 달러(약 5천343만원)에 달하는 블렉웰 칩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수율 저하로 이어진다"면서 "블랙웰의 제조상 어려움은 극소 회로가 얽힌 난제이면서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