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세계 곳곳이 자연재해의 공포에 떨고 있다. ‘불의 고리’로도 불리는 환태평양 화산대는 칠레·북아메리카 해안·일본·동남아시아·태평양의 섬들을 잇는 4만㎞의 고리 모양 지역으로 전 세계 지진의 약 90%, 강진의 80%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진과 화산 폭발의 위험이 끊이지 않는 인도네시아는 환태평양 화산대 뿐만 아니라 알파이드대에도 걸쳐 있다. 알파이드대는 전 세계 지진의 17%, 강진의 5~6%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화산 폭발의 이미지는 용암과 화산재가 대부분이지만 화산 재해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화산 쓰나미(Volcanic Tsunamis)’ 현상이다.  

인도네시아는 화산 쓰나미로 막대한 인명피해를 입었다. 1883년 8월 크라카타우 화산 폭발으로 발생한  쓰나미로 무려 3만600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후 기후를 교란해 수년간 세계 곳곳에서 기근을 일으켰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을 덮친 화산 쓰나미 역시 430명의 희생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12월 순다 해협 쓰나미는 지진과 해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작은 화산섬인 아낙 크라카타우(Anak Krakatoa)가 분화하며 일어난 해저 산사태가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아낙 크라카타우는 현지어로 '크라카타우의 자식'이란 뜻이다. 크라카타우 화산이 1883년 대규모 폭발로 사라진 자리에서 새롭게 생긴 섬이기 때문이다.
 
해저 화산이 분화한 경우 물속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 충격파가 파도와 함께 해일을 형성하며, 화산쇄설류(pyroclastic flow) 등이 바다에 유입돼 파도의 형태로 물을 건너기도 한다. 화산쇄설류는 화산이 분화할 때 용암·화산재·돌·진흙 등이 한데 뭉쳐 분출하며 흘러내리는 현상이다.
 

지상에서 발생하는 분화와 지진 등은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화산 쓰나미는 대량의 물 움직임이 원인이며 반드시 분화가 발생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 징후를 알기 어렵다.

‘용암 벤치’로 불리는 지역은 분화 등의 징후 없이 갑자기 붕괴하거나 분화와 마찬가지로 바닷물을 밀어 국소적인 파도를 발생시킨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분지인 ‘칼데라’ 역시 갑자기 붕괴할 수 있으며 대량의 물을 밀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약한 지질의 화산은 붕괴가 쉽고 소규모 폭발도 없이 화산 쓰나미로 이어지기도 한다.

화산 쓰나미의 발생 빈도는 19세기와 20세기를 합쳐도 100회 미만으로 화산 폭발이 연간 60회~80회 발생한다고 볼 때 화산 활동의 극히 일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화산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수는 현저히 높다. 1700년대 이후 화산과 직접 관련된 사망자 수의 20~25%가 화산 쓰나미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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