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강진 피해에 대해 설명하는 마츠노 히로이치 일본 관방장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HK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11년 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강진이 다시 발생해 후쿠시마 원전 기능이 한때 중단되는 등 일본 열도가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기상청은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16일 오후 11시 34분경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고 2분 후 규모 7.4의 지진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도쿄 등 수도권까지 진도 4~5의 강한 흔들림이 감지되고 신칸센 탈선과 대규모 정전과 단수 등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후쿠시마 원전의 사용 후 연료 수조 냉각이 7시간 반 정도 정지되면서 밤새 일본 열도를 공포에 떨게 했다. 

◆ 정부 공식 집계치, 17일 오후 6시 기준 2명 사망·161명 부상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의 진앙은 후쿠시마 앞 오사카반도 동남쪽 60㎞ 부근이며 지진의 깊이는 57㎞다.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발령된 파도 높이 1m 규모의 쓰나미 주의보는 오전 5시에 해제됐다.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서는 연이은 구급 요청 신고가 들어와 많은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이번 강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자체 집계(오후 3시 기준)한 결과, 오전 9시 기준으로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 최소 126명의 부상자가 생겼다고 보도했으나, 6시간 만인 오후 3시엔 해당 지역에서 최소 209명의 부상자가 생겼다고 전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일본 기상청 

일본 정부는 17일 오후 공식 피해 집계 결과, 사망자는 인과 관계를 조사중인 한 명을 포함해 2명이며 부상자는 161명이라고 밝혔다. 오전 회견에서는 사망자는 총 4명이었지만 이 가운데 2명은 지진과의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피해 규모가 크고 언론과 정부의 발표치가 상이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식 집계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진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마츠노 히로이치 일본 관방장관은 "첫 지진 발생 이후 이틀 뒤 종종 대규모 여진이 발생한다"며 "무너진 건물 및 기타 위험한 장소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6 정도의 지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제1·2원전 일시 정지 및 오염수탱크 이탈 등 철렁 

일본 원전 당국도 두려운 밤을 보냈다. 지진 발생 직후,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에서 화재 경보가 울리는 등 한때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7.4 강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탱크 가운데 ▲ 방사성 물질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오염수 보관용 탱크 1기 ▲오염수 제거 작업이 완료된 오염수를 일시 보관하는 탱크 4기가 제자리를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HK 방송화면 캡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원전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쿄전력 측도 위치 이탈이 확인된 탱크의 누수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다른 탱크의 수위 변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 및 3호기에서 사용후 핵연료 보관 수조의 냉각기능이 일시 정지됐다가 7시간 반이 지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한 후 재가동을 시작했다. 

열차 운항과 차량 통행도 차질이 이어졌다. JR동일본은 후쿠시마-시라이시 자오 구간의 토호쿠 신칸센 하행 차량 17량 가운데 16량이 탈선했다며 3월 내 복구가 어렵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대형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중단 등 일련의 사태에 동일본 대지진 당시를 떠올리며 공포감을 느꼈다. 인터넷 상에서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악몽을 떠올렸다거나 밤새 두려움에 떨었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 일본은 지진 다발국, 그중에서도 지진이 많은 동일본에 원전이 있다는 것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국민도 많다. 지진국 일본에 원자력 발전소는 적합하지 않다. (tos***** ) 
◯ 지금까지의 지진 경험을 바탕으로 자택 피난 경로 확보는 하고 있었지만, 패닉 상태로 필사적으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TV 리모컨을 들고 맨발 상태였다. (ruv*****) 
◯ 영상을 보고 놀라고 있다. 통학과 출근 시간대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カンデン) 
◯ 역시 원자력 발전은 핵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 폐로가 답이다. 정부는 서둘러 결정을 내려야 한다. (you*****)  
◯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상당히 큰 지진 3일 후 본진이 왔다. (ネタ米を守ろう)  
◯ 다시 강한 지진과 쓰나미가 밀려오고, 원자력 발전의 처리수(오염수)가 한꺼번에 흘러나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렵다. (ソクラテスの知恵)

한편,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은 일본 열도가 위치한 유라시아판 아래쪽으로 밀려 들어가는 태평양판 내부의 깊숙한 곳(깊이 57km)에서 발생했다. 두 판의 경계면(깊이 24km)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는 매커니즘이 다르다"고 밝혔다. 동일본 대지진보다 2021년 2월에 발생한 규모 7.3(최대 진도 6강)의 지진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