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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강한 중력으로 빛마저도 삼키는 천체가 블랙홀이다. 이러한 블랙홀이 우주에 떠 있는 별을 약 300년에 걸쳐 흡수해 붕괴시켜 초신성 폭발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관련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마지막을 대폭발로 장식하며 생을 마감하는 별의 초신성 폭발 현상과 달리, 이번 발견은 블랙홀(혹은 중성자별)이 다른 별과 충돌해 발생한 최초의 초신성 폭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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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천문학자인 딜론 동 박사 연구팀은 2017년에 관측된 거대 전파 에너지에 주목해 조사를 시작했다. 이 전파 에너지는 뉴멕시코주(州의) 초대형 간섭전파망원경군인 '칼 G. 잰스키 초대형배열'(VLA)에서 최초로 관측됐다. 

VLA를 이용한 '초대형 배열 전천 탐사'(VLASS)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해당 현상의 단초를 발견했다. 2017년 VLASS 이미지에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밝은 전파를 방출하는 천체인 'VT 1210+4956'를 발견한 것.  

연구팀은 W·M· 켁 천문대(W. M. Keck Observatory)에서 'VT 1210+4956'를 관측했다. 그리고 전파 발신지와 같은 지점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엑스선 버스트(X-ray burst) 기록도 포함해 우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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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에 따르면 지구에서 4억 8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나선을 그리던 질량이 매우 큰 두 개의 동반자 별 중 하나가 수명을 다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블랙홀로 남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에도 두 별은 그대로 같은 궤도를 그리면서 거리를 좁혀 블랙홀이 된 별이 약 300년 전에 다른 쪽 별을 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블랙홀에 삼켜진 별은 점차 붕괴하고, 가스를 방출해 블랙홀 주위에 도넛 형태의 거대한 원반을 형성, 중심핵이 붕괴하면서 초고속으로 분출하는 우주 제트(cosmic jet)를 발생시켜 최종적으로 초신성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2017년에 관측된 전파 에너지는 첫 번째 별의 폭발로 방출된 물질이, 두 번째 별의 폭발로 고속 방출된 물질과 충돌해 발생된 충격파"라며 "남게 된 동반자별도 결국 폭발할 운명이었지만 충돌이 이를 가속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현상은 "별끼리의 융합에 의해 발생한 첫 번째 초신성 사례일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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