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쌍성 동반한 항성질량 블랙홀 관측...지구와 1000광년 떨어져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삼중성계 HR 6819 이미지(ESO/L. Calcada 제공)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삼중성계 HR 6819 이미지(ESO/L. Calcada 제공)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블랙홀(black hole)은 우주에서 가장 빠른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중력이 강한 고밀도 천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 발견돼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구 성과는 6일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에 게재됐다.

유럽 14개국과 브라질이 공동 운영하는 유럽남방천문대(ESO) 연구팀이 지구에서 불과 1000광년(1광년: 약 9조4600억㎞) 거리에 위치한 태양계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우리은하 내에서 발견된 블랙홀은 20여개 정도다.
 
연구팀은 당초 2개의 항성이 양자 중심 주위를 궤도 운동하는 쌍성(binary star) 연구의 일환으로 쌍성 'HR 6819'를 관찰 중이었다. HR 6819는 5등성으로 상황에 따라 지구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쌍성 궤도 분석 결과, 궤도 대각선 방향에서 특이한 궤도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칠레 라 실라 천문대(La Silla Observatory)의 2.2m 광시야(Wide Field Imager) 망원경으로 추가 관측을 실시했다. 그 결과, HR 6819 궤도는 두 별이 서로의 중심 주위를 궤도 운동하는 것이 아닌, 3개의 천체가 서로의 궤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 번째 천체가 새롭게 발견된 블랙홀이며, 2개 항성과 하나의 항성계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랙홀과 하나의 항성이 중심에서 40일 주기로 회전해 이원계를 이루고, 그 주위를 또 다른 항성이 공전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태양계에 가까운 블랙홀은 1964년 발견된 지구에서 3300광년 떨어진 백조자리 X-1이다. HR 6819는 지구에서 불과 1000광년 거리에 위치해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 될 전망이다. 또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HR 6819는 최소 태양의 약 4.2 배의 질량이며,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작은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유럽남방천문대(ESO) 소속 천문학자 토마스 리비니우스(Thomas Rivinius)는 "태양의 적어도 4배의 질량을 가진 보이지 않는 물체는 블랙홀 이외에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HR 6819 블랙홀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이유는 블랙홀 자체의 질량이 작은데다 주위 천체 등을 흡수하지 않고, 검출 가능한 X선 등을 방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발견은 부자연스러운 궤도를 가진 별을 발견한다면 미지의 블랙홀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