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ESA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유럽우주국(ESA)이 달 궤도에 인공위성망을 구축해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달빛(Moonlight) 구상'을 발표했다.

최근 우주 개발 선진국들 사이에서 '달'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24년까지 달에 다시 인류를 보낼 목적으로 영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 9개국과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한국이 아르테미스 약정 서명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10번째 국가로 한국이 참여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2021년 3월 달에 연구 거점을 건설하는 계획에 합의했다. 미국 주도의 새로운 우주 연합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마치 냉전 시대 우주 개발 경쟁을 방불케 하는 또다른 경쟁의 막이 열린 것. 

이러한 국제적인 달 탐사 관심 속에서 ESA는 달빛 구상을 발표했다. 현재는 각국의 우주 기관·민간 우주 기업이 각각 별도로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달빛 구상은 달 궤도에 인공위성을 배치해 달에 통신 서비스 및 위성 측위 시스템을 구축해 각 우주국에 통합적인 네트워크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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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A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각 기관이 독자적으로 통신 서비스 및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든다"며 "통신 및 탐색에 특화된 시스템이 달에 있으면 탐사선·우주선에 탑재하는 통신·네비게이션 시스템 대신 계측시스템과 화물을 더 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탐사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신흥 우주개발국과 민간 우주기업이 비교적 저예산으로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돼, 우주 개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ESA는 각국의 경쟁적인 달 탐사로 인해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위성 항법 및 통신망 구축을 지원하되, 개발과 운용은 컨소시엄 형태로 민간 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21년 5월 20일(현지시간) 달빛 구상 추진과 관련해 ESA와 계약을 맺은 두 개의 민간 컨소시엄도 발표됐다. 현재 초기 타당도 조사 단계로 두 컨소시엄이 계획 보고서를 제출하면, ESA는 이를 보강해 2022년 유럽연합(EU) 연구 담당 각료회의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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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컨소시엄은 영국 소형 인공위성 개발·제조업체 '서리 위성기술'(SSTL:Surrey Satellite Technology)이 주도하며, 두 번째 컨소시엄은 항공 분야에서 유럽을 선도하는 레오나르도 S.p.A.(Leonardo S.p.A)와 이탈리아 우주시스템 업체 '텔레스파지오'(Telespazio Spa)가 이끌고 있다.

ESA의 원거리 통신 및 통합 응용 프로그램 디렉터인 엘로디 비오(Elodie Viau)는 "달에 영구적인 링크를 설정하면 민간 우주기업을 포함한 모든 파트너가 지속적인 우주 탐사를 할 수 있게 된다. ESA가 지원하는 달 통신 및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통해 원활하게 달을 항해하고, 달 미션에서 얻은 모든 정보를 지구에 전송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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