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층권 기온 급상승→제트기류 약화→북극한파 도래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AFP 영상 캡처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영국 기상청이 지표에서 10km~50km에 있는 대기층인 성층권의 온도가 갑자기 상승하는 '성층권돌연승온(SSW: Sudden Stratospheric Warming)' 현상을 올해 1월 초에 관측했다. 이 현상으로 유럽과 시베리아에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겨울이 되면 북극은 24시간 밤이 지속되어 북극권 위에 있는 성층권은 마이너스 60℃ 이하로 내려간다. 그 결과, 북극 상공에 출현하는 강한 서풍의 영향으로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형성된다. 그러나 드물게 극소용돌이가 약해지면 며칠 동안 북극 상공의 성층권 평균기온이 갑자기 50℃까지 상승하는 성층권돌연승온이 발생한다. 

성층권돌연승온이 발생하면 상공의 냉기가 하강해, 지구 주위를 동쪽으로 불어가는 제트기류가 큰 영향을 받는다. 제트기류는 대서양을 횡단할 때 일반적으로 영국을 향하는데, 성층권의 급격한 온도상승에 의해 제트기류가 적도 쪽으로 이동하고 약해진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이에 따라 본래 유럽에 부는 따뜻한 공기가 시베리아와 북극의 찬 공기로 전환되어 유럽과 북아시아가 장기간의 혹한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2월에 유럽을 강타한 '동쪽에서 온 야수'로 불리는 혹한기가 성층권돌연승온에 의한 것이었다.

이 성층권돌연승온은 태평양 적도 지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가 이어지는 '라니냐' 현상이 일어날 때 발생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라니냐는 2020년 말부터 계속되고 있으며, 2020년 12월부터 갑자기 성층권 온도에 변화가 일어났다. 기후학자인 시몬 리(Simon Lee)는 2021년 1월부터 성층권돌연승온이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Simon Lee 트위터

현재 영국 기상청은 성층권의 극소용돌이 약화를 확인하고 성층권돌연승온으로 영국 전역이 70% 확률로 강추위가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 기상청의 선임연구원인 폴 데이비스는 "성층권돌연승온이 발생하면 한파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영국 날씨 데이터에 따르면 1~2주 불안정하다가 비교적 온화한 상태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또 2019년 말에도 라니냐 현상이 일어났지만, 2020년은 "관측 기록 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발표했다.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는데도 기온이 오르는 이상 사태에 대해 기후 과학자인 지크 하우스 파더(Zeke Hausfather)는 "해양 온난화는 기후 변화 "라니냐 현상은 지난해 말 확실한 냉각 효과를 가져왔음에도 2020년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신속히 탄소 배출량을 절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렇다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2월에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파는 1월에 발생하는 성층권돌연승온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북극 상공의 기온 상승 경향이 확연하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북극 기온은 영하 4~50도 정도까지 떨어지는데 그 한기가 지구온난화 전에는 북극 지역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제트기류가 내려오는 지역 쪽으로 한파가 들어오게 된다"며 "2월에도 실제로 발생은 좀 드물지만 성층권에 돌연승온 현상이 발생을 하면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