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기후...한국도 불안...6월 기온 36도 '폭염'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가디언 

[데일리포스트=손지애 기자]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진 시베리아 북동부 북극권 도시 베르호얀스크가 20일(현지시각) 기온 38도를 기록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4800㎞ 떨어져 있으며, 겨울철 기온은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이 지역에 이상기온이 발생한 것에 대해 영국의 가디언지는 "코로나19로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베리아의 이상고온으로 올해 전 세계에 기록적인 무더위가 예고된다"고 경고했다. 

이상기온으로 이 지역의 눈과 얼음이 녹았고, 지난 5월 하탄가 등 북극권 주변 마을들의 기온이 평균보다 섭씨 10도 상승했다. 또 영구 동토층까지 녹아내려 기름 유출 사고로 이어지면서 러시아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덴마크 기상연구소의 전문가를 인용해 "이같은 시베리아 이상기온은 십만년 만에 한번 발생할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만일 이 기온이 검증된다면 이는 지구 다른 지역의 기온 상승보다 북극지역이 2배 이상의 속도로 더워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또 북극에서는 고온에 따른 산불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시베리아 남부 지역 등지에서 6천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9,900 제곱킬로미터를 태웠다고 러시아 기상당국이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 5개월간 시베리아 지역에 닥친 폭염으로 인해 러시아 전역의 기온이 평균보다 5.3도 상승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을 산불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러시아 그린피스 지부의 한 관계자는 모스크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놀라운 현상"이라며 "겨울철 기온의 이상 변화는 이같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7월에는 산불이 '절정'에 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 국립해양대기국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 국립해양대기국

◆ '올해가 가장 더운 한 해 될 것'

'만성적' 기후온난화 현상은 올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올해 지구 기온은 188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높고, "사상 최고를 경신할 가능성도 50%에 달한다"고 예보했다. 

실제로 지난 1~5월 지구 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 섭씨 13.1도보다 섭씨 1.1도 상승해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더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5월 지구 평균 기온은 평균보다 섭씨 섭씨 0.95도 상승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5월'로 기록됐던 2016년 5월과 동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문가들은 최고 무더위를 기록했던 2016년보다 올해가 더 더울 것이라는 예측하고 있다. 

이유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엘니뇨 현상은 3~8년 주기로 일어나는 기후 변동으로 적도 태평양의 무역풍이 약해지고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가뭄, 호우 등 전 세계 곳곳에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연구소의  개빈 슈밋 소장은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인 2016년은 엘니뇨의 영향을 받았다"며 "그러나 올해는 이상하게도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엘니뇨 영향을 받을 경우, 보통 기상이변은 후반에 점차 감소하게 되는데 올해는 엘니뇨로 인한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기온은 계속해서 높은 상태를 유지하게 될 것이고 이는 기록적인 더위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6월인데도 연일 폭염이 이어지며 22일 낮에는 서울 기온이 35도를 넘어섰다. 기상청은 전국 각지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폭염특보를 내리기도 했다. 

NOAA 환경정보센터 기후학자인 카린 글리슨은 전 지구가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최근 몇 년 사이에 지구온난화 속도가 빨라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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