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인간보다 훨씬 후각이 뛰어난 개에게 코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며, 코의 습기는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개의 코가 항상 촉촉한 것은 "먹잇감에서 나오는 미약한 열(熱)을 감지하기 위해서'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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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코는 일반적으로 자고 있을 때는 건조하고 따뜻하지만 깨어있을 때는 코를 수시로 핥기 때문에 젖어있고 차갑다. 기존에는 "개 코가 체온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설도 제기됐지만 개의 크기에 비해 코의 크기가 너무 작아 체온 조절 관점에서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했다. 

개가 코를 항상 촉촉하게 유지하는 이유는 그 밖에도 "코의 온도를 주위의 체온보다 낮게 해 신경밀도가 높은 코로 먹이의 온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는 설이 있다.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스웨덴 룬드대와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 공동 연구팀이 개 코의 온도와 역할을 조사했다.

아래는 기온 27℃의 그늘에 있는 개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주변 피부에 비해 코의 온도가 낮고, 약 22도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 연구팀

실험 결과, 개는 포유류의 체열을 섬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열복사` 감지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일부 곤충과 파충류, 흡혈 박쥐 등이 열 감지 능력만으로 먹잇감을 사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도 이런 능력을 보유한 것이 확인된 것. 

연구팀은 반려견 3마리를 훈련해 1.6m 떨어진 위치에 있는 `동물의 체온만큼 따뜻한 물체(31도)`와 `실온과 같은 물체`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두 물체는 모양과 냄새의 차이가 없었다. 

이런 조건하에서 개 3마리는 공통적으로 따뜻한 물체를 우선적으로 인식하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줬다. 이는 개가 떨어진 곳에서 물체의 열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연구팀은 반려견 13마리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스캐너에 넣고, 온수를 넣은 따뜻한 물탱크와 온수를 넣은 후 단열재로 감싼 수조를 보여주고 뇌 활성 부위를 확인했다. 그러자 13마리 개 모두 따뜻한 수조를 볼 때만 좌뇌의 체감각피질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 연구팀

개는 끔찍한 상황이나 신체적 스트레스 속에서 냄새를 맡을 때, 왼쪽 콧구멍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으며, 먹이에 대한 행동과 정보처리는 좌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가 열 감지 정보를 좌뇌에서 처리하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미약한 열방출을 감지할 수 있는 개의 능력은 먹이 사냥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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