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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신선도가 떨어진 생선의 비릿한 냄새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준다. 

그러나 생선 물고기의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돌연변이에 의해 태어나고 있다는 것이 연구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관련 논문은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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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이슬란드인의 약 2% 정도이며, 아이슬란드 이외의 국가에서는 더 드물다. 

수십 년 동안 인간 DNA에 관한 연구를 이어온  아이슬란드 소재 바이오 연구기업 디코드 제네틱스(deCODE Genetics)의 카리 스테판슨(Kari Stefansson) 최고경영자(CEO)이자 선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과소평가된 약 800여 개의 후각 수용체(Olfactory receptors) 유전자에 주목했다. 그리고 각각의 유전자 변이가 후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에 의한 증명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1만 1326명의 아이슬란드인을 대상으로, 감초·계피·생선·레몬·박하·바나나에 포함된 주요 냄새 성분을 실제로 맡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여자는 각각의 냄새를 맡은 후 "무슨 냄새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냄새의 강도와 느낌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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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사람들은 생선 냄새를 빠르게 ‘악취’로 판단하고 가장 불편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실험 참여자 중 일부는 "생선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일부는 감자·카라멜·장미등 생선과는 무관한  좋은 냄새가 난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다.

연구팀이 질환 등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탐색하는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을 통해 실험 참여자의 DNA를 조사한 결과, 생선 냄새를 악취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 TAAR5'라는 유전자의 비활성화 때문인 것으로 판명됐다.

TAAR5는 썩은 생선과 발효 물고기, 인간의 땀과 동물 체액 등에 포함된 트리메틸아민(trimethylamine,TMA)을 감지하는 단백질 합성과 관련된 유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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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실험 참여자에서 나타난 TAAR5 비활성화 현상에 대해 연구팀은 "돌연변이에 의해 TAAR5가 비활성화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TAAR5 비활성화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은 아이슬란드인의 약 2%, 유럽 전체의 약0.8%, 아프리카의 약 0.2% 정도다. 문제의 유전자 변이가 아이슬란드에서 특히 높은 현상에 대해 연구팀은 아이슬란드인들이 수천 년 동안 생선 요리를 즐겨 먹었으며, 상어 고기를 수개월 발효시킨 전통요리 하칼(HAKARL:강한 암모니아 향이 남) 등의 존재를 지적했다. 연구팀은 "생선 관련 음식의 축적이 돌연변이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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