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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이명이란 몸 밖에 음원(音源)이 없는데도 '귀에서 들리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을 말한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이명은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한 뇌 영역의 활동과 연관이 있다. 

전 세계 성인의 10%~20%가 이명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심각한 경우 삶의 질을 위협하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치료와 소리에 대한 객관적 정량화가 쉽지 않은 질환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뇌 기능을 시각화하는 '기능성 근적외선 분광기'(fNIRS)의 발전으로 이명이라는 주관적 경험을 하는 뇌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호주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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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바이오닉스 연구소·멜버른대 의공학과·멜버른의대 이비인후과·디킨대 지능형시스템혁신연구소 공동연구팀은 fNIRS 장치를 이용해 이명의 유무나 느끼는 소리의 정도를 정량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먼저 연구팀은 만성 이명을 호소하는 25명과 이명증세가 없는 21명을 대상으로 fNIRS를 이용해 뇌 활동을 측정했다. 이명이 들리는 그룹은 이명 증세의 심각도를 0~100의 척도로 구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실험에서 이명을 경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뇌 영역 간 접속성에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작성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fNIRS 기술을 이용한 측정 결과에서 이명 경험 여부를 78.3%의 정확도로 식별하고, 경미·경도·중등·중증(이명의 소리 정도) 이명환자를 87.3%의 정확도로 식별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fNIRS 데이터와 환자가 스스로 밝힌 증상을 통해 "이명 지속기간과 스트레스는 측두엽 전부(前部) 활동, 이명의 크기는 측두엽 후부(後部)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이명으로 인한 불쾌감과 소리 자체의 크기를 개별적으로 측정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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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명을 경험하고 있는 실험 참여자에게 청각 또는 시각적인 자극을 주면 이명과 관련된 뇌 활동이 감소한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이는 지각하는 자극의 증가가 여분의 신경 활동을 억제하고, 인접 영역에 혈액 흐름을 감소시키기 때문으로 추정되며, 향후 이명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 결과는 이명의 객관적 척도를 개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공지능(AI)과 fNIRS 기술은 새로운 치료법과 환자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한편, 임상의와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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