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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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국방 분야에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우주군사령부' 창설을 선언하는 등 강력한 국가안보 정책에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9월 인공지능(AI)과 사이버 보안 연구를 수행하는 국방혁신국(Defence Innovation Agency)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육군 소속으로 SF 작가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 어떤 첨단기술이 등장해 군 전략에 영향을 줄 것인가를 예측한 SF 작가의 시나리오는 '일급비밀(Top Secret)'로 다뤄질 전망이다.    

◆ SF 작가 소속 '레드팀' 신설....'미래 위협에 대비'

최근 발표된 프랑스 국방혁신국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육군은 SF 작가로 이루어진 '레드팀(Red Team)'을 신설했다. 4~5명의 SF 작가가 소속된 레드팀은 군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혼란의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레드팀은 테러리스트 집단 및 적대국에 대비해 안보와 관련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일급비밀로 관리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출처: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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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싱크탱크 'Foundation for Strategic Research' 부국장인 브루노 테르트레(Bruno Tertrais)는 레드팀 역할에 대해 "군 관계자보다 창의적인 생각이 가능하며, 확실성에 도전하고 관료적 절차 밖에서 미래 가설을 세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테르트레 부국장은 이어 "레드팀은 군사전략의 결정이 아닌, 국방혁신국의 미래기술 예측과 그것이 전략에 미칠 영향에 대한 예측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도는 프랑스 외에도 존재한다. 미국 레이건 정권 하에서 SF 작가 래리 니븐(Larry Niven)과 제리 퍼넬(Jerry Pournelle)은 우주정책에 관한 시민 자문위원회를 설립했다. 또 911 사건 이후 미 국방부(Pentagon)가 SF 작가를 국방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에 참여시킨 사례도 있다. 캐나다 작가 칼 슈뢰더(Karl Schroeder)가 쓴 'Crisis in Zefra'라는 소설은 캐나다 군이 미래 분쟁의 예상 시나리오를 쓰도록 요청해 탄생한 것이다.  

◆ '우주군사령부 창설' 선언....위성 방어용 레이저 무기 개발 

한편 프랑스는 13일(현지시간) 군사적 우주 역량 강화를 위해 '우주군사령부' 창설을 선언하며 우주 패권 경쟁에 합류했다. 우주군사령부는 향후 ▲정찰 위성 제작 및 운영 ▲전파방해 ▲통신 ▲위치추적 ▲사이버 공격 등 우주에서의 군사 활동을 담당하게 된다.  

13일(현지시간) 국방장관 관사에서 관련 연설하는 마크롱
13일(현지시간) 국방장관 관사에서 연설하는 마크롱 대통령

마크롱 대통령은 "새로운 우주·군사 법령에 따라 우주에 대한 방어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 방식으로 자국 위성을 보다 잘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프랑스는 우주 위성 시설 개선과 방어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국방비 36억유로(약 4조7790억원)를 투입할 방침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대(對) 위성 레이저 무기를 개발해 방어용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국 위성이 공격을 받게 되면 적 위성에 반격할 레이저 무기를 개발한다는 것.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프랑스 위성이 위협받는다면 적들의 위성을 눈멀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2023년부터 대형 위성 방어 목적의 초소형 방위 위성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 샹젤리제 상공에 현실로 등장한 '날아라 슈퍼보드'

국방과 관련된 참신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인 14일(현지시간)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서 제트스키 세계 챔피언이자 항공기술자인 프랭키 자파타(Franky Zapata)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플라이보드 에어(Flyboard Air)'가 축하 비행을 했다. 

프랑스대혁명 기념일에 파리 시내를 비행하는 프랭키 자파타
프랑스대혁명 기념일에 플라이보드로 비행한 프랭키 자파타

외신들은 공중을 나는 그의 퍼포먼스를 통해 프랑스 공군의 새로운 미래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제트 엔진을 탑재한 유인 비행기 '플라이보드 에어'는 최고 시속 약 190km로 최대 10분간 비행할 수 있다. 백팩 형태의 연료탱크 무게는 35kg 정도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자파타의 영상을 올리며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우리 군대가 자랑스럽다"고 언급했다.

한편, 자파타는 25일(현지시간) 플라이보드로 영국해협 횡단에 나섰지만 도전에는 실패했다. 약 20km를 이동한 후 연료 공급을 위해 급유 선박 플랫폼에 접근하던 중 중심을 잃고 추락한 것. 하지만 이번 비행은 자파타의 에어보드 비행 거리 가운데 가장 길다. 

그는 "항공기술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들이 하늘로 다시 오르면서 발전했다"며 곧 다시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를리 국방부 장관은 이달 플라이보드를 “병참용 및 공격용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시험을 허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로봇을 전투물자 제공을 위해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프랑스는 수천 장의 위성사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등 군사 능력 확장을 위한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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