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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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태양이 비추는 푸른 바다는 지구 생명의 근원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바다의 상당 부분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으며, 이는 해양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바다가 어두워지는 이유: 기후 변화의 또 다른 얼굴

대부분의 해양 생명체가 의존하는 것은 햇빛이 투과되는 바다 표면의 '광합성대(Photic Zone)'다. 이곳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하며 먹이 사슬의 기초를 이룬다. 

영국 플리머스 대학교 토마스 데이비스(Thomas Davies) 박사와 플리머스 해양 연구소 팀 스미스(Tim Smyth)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지구변화생물학(Global Change Bi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2003년~2022년) 전 세계 바다의 21% 이상에서 광합성대의 깊이가 줄어들고, 바다의 빛이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Global Change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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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NASA 위성 데이터와 수치 모델링을 분석해 이러한 변화를 확인했다. 바다가 어두워지는 주된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양 순환 변화와 함께, 연안 지역의 영양분 및 유기 물질 유입 증가가 꼽힌다. 

육지에서 유입된 영양분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과도한 증식을 유발하고, 이들이 바닷물을 탁하게 만들어 빛 투과를 방해하는 것이다. 특히 기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극지방이나 특정 해류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 줄어드는 생명 공간, 생태계 교란 우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해양의 약 9%에서는 광합성대 깊이가 50미터 이상 줄어들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100미터 이상 감소한 곳도 있었다. 이는 해양 생물들이 살 수 있는 3차원적인 공간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Global Change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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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의존하는 해양 생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수면 가까이로 이동해야 하고, 이로 인해 먹이와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해양 먹이 사슬의 구조를 바꾸고, 전반적인 해양 생태계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해양 생물의 90%가 광합성대에 서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다가 어두워지는 현상은 전 세계 수산 자원과 탄소 순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데이비스 박사는 "바다가 어두워지는 현상은 해양 생태계, 전 세계 어업, 그리고 해양의 중요한 탄소 및 영양소 순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앞으로 이 현상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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