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NN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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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상어의 습격을 받는 사고는 세계적으로 매년 약 80건이 보고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치명상을 입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상어가 사람을 공격해 참변을 당하는 사고가 이어지면서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 맥쿼리대 연구팀이 'LED 라이트를 사용해 상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urrent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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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주변 해역에는 영화 '죠스'에 등장해 식인상어로 유명해진 백상아리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백상아리는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정상에 위치한 포식자이지만, 색을 거의 구분하지 못하고 시력도 인간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백상아리가 먹이의 실루엣만 보고 공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주로 습격을 당하는 것은 형체만 파악할 수 있는 백상아리가 해수면 위의 서핑보드를 바다표범(물범)이나 바다사자 등 수중 육식 포유류와 착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력이 나쁜 백상아리가 수면 위 사람과 바다표범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2021년 발표된 연구 결과로도 확인된 바 있다.

이에 맥쿼리대 연구팀은 서핑보드를 백상아리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면 습격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백상아리가 많이 서식하는 남아프리카 해역에서 바다표범의 모양을 본뜬 스티로폼 모형을 배로 견인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에 사용된 모형에는 LED를 이용한 조명 패턴이 탑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urrent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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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LED 조명을 켜지 않은 모형은 곧바로 백상아리에게 공격을 당하거나 쫓긴 반면, LED 조명을 켠 모형은 백상아리가 습격하는 빈도가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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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LED 조명의 밝기가 중요하게 작용해, 최대 밝기가 설정된 모형은 대부분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 즉 LED 조명이 미끼의 실루엣을 막는 '위장'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ED 조명의 패턴에 따라서도 공격 빈도가 바뀌었다. 특히, LED 조명을 세로줄 모양으로 배치했을 때보다 가로줄 모양으로 배치하는 편이 공격 빈도가 더 적었다. 연구팀은 세로줄로 LED 조명을 배치하면 길쭉한 실루엣이 더 잘 보여 표적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urrent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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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형을 띄운 상태에서 '상시 점등 LED 조명'과 '점멸식 LED 조명'을 바다에 투입한 결과 점멸식 LED 조명을 투입했을 때 모형이 공격받는 빈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백상아리는 단순히 빛에 겁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빛의 명암에 따라 모형의 실루엣을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상어에 대해서도 같은 효과가 있는지는 추가 테스트가 필요하지만, 이번 발견이 서퍼와 상어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LED 조명이 탑재된 서핑보드 시제품을 개발해 테스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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