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구 평균기온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으며, 2023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매월 '역대 최고로 더운 달'을 경신했다. 인도에서는 2024년 5월 한때 52.9도까지 낮기온이 치솟으며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사망은 의외로 고령자보다 35세 이하 젊은이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제프리 슈뢰더 교수팀은 사망률과 낮 기온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수집해 온 멕시코를 대상으로 1998년부터 2019년까지 자료를 조사했다. 체온조절에는 열과 습도가 모두 중요한데, 습도를 고려한 사망률 연구가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한 연구팀은 평균 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 및 건구온도(dry-bulb temperature)에 중점을 뒀다.
습구온도: 공기가 통과하는 물에 적신 거즈(습구 온도계)로 덮인 온도계로 읽은 온도.
건구온도: 거즈가 붙어있지 않은 온도계의 표시온도
그 결과 '추위'로 인한 사망자는 고령자에게 집중된 반면 열사병 등 '더위'로 인한 사망자는 젊은이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평균 약 3300명이 폭염으로 사망했으며, 이 중 거의 75%가 35세 미만의 젊은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여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중 가장 현저한 요인은 젊을수록 더위에 노출되기 쉽다는 점이다. 가령 농업이나 건설업 등 노동 종사자나 야외 스포츠를 하는 것은 압도적으로 젊은 사람이 많다.
멕시코 농업 종사자는 전체 노동자의 15%로, 다른 중소득국은 30%, 세계적으로는 27%로 산출되고 있다. 연구팀은 "멕시코는 결코 농업 종사자가 많다고 할 수 없다. 직업상의 이유로 고온 환경에 놓이는 것이 젊은층 사망과 관련이 있다면 이 문제를 더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률과 습구온도의 관계성도 분석했다. 앞선 연구를 통해 '습구 온도가 약 27도에 이르면 사망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실제로 사망자 수가 많았던 것은 23도~24도였다. 젊은층에게 이상적 습구온도는 '약 13도'이며, 이 범위라면 사망률은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35세 미만은 더위와 관련된 사망자는 추위와 관련된 사망자의 2.6배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35세 이상은 추위로 인한 사망자가 더위로 인한 사망자의 56배였다. 추위로 인한 사망자의 98%는 35세 이상에서 발생했고, 그중 28%는 50세~70세, 68%는 70세 이상에서 발생했다.
2024년 기준 멕시코를 포함한 세계 기온 관련 사인 1위는 더위가 아닌 추위로 밝혀졌다. 다만 2000년 이후 더위로 인한 사망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R. 다니엘 브레슬러 박사는 "기후 온난화에 따라 고온과 관련된 사망자는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젊은 층이 가장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