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고 낮 기온 33도…밤에도 열대야 지속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너무 덥네요. 작년 추석보다 더 더운 것 같습니다. 너무 더워서 추석 대목인데도 손님이 예년만큼 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추석인데, 길고 긴 폭염을 견디면서 추석쯤에는 잦아질까 기대했는데 이것 좀 보세요.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땀이 흐르잖아요.” (인천 미추홀구 소재 재래시장 상인)
#지난 2018년 9월 23일 추석 연휴 기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맑고 건조한 날씨를 보이며 낮 최고 기온은 25~28도를 기록했다. 2021년 9월 21일 추석 연휴 기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맑고 선선한 날씨를 보였고 낮 최고 기온 24~27도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2년 9월 10일 추석 연휴 기간 전국은 맑은 날씨가 이어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간헐적으로 내렸고 낮 기온은 25~28도를 보이며 쾌적했다. 지난해 9월 29일 추석 연휴 날씨를 살펴보면 성루과 중부 지방에서는 맑은 날씨가 이어졌고 남부 지방과 제주도는 비가 내렸다. 서울과 경기지역 낮 기온은 21~최고 26.9도를 나타내며 저녁 무렵에는 서늘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2024년 올해와 같이 추석 연휴가 9월에 포함된 지난 5년간 날씨 추이를 비교하기 위해 기상청 날씨누리를 참고한 사례다. 이보다 조금 더 먼 10년 추이를 살핀다면 다소 상승한 경향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기후 변화와 관련된 만큼 한반도 연평균 기온 상승세는 추석 날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최근 몇 년 새 낮 기온이 30°c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은 통상적으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명절이지만 기후의 변화가 심각해진 최근 들어서는 늦여름의 더위가 지속되면서 기온 상승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 기후대응 포럼 연구원 김정원 연구위원은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은 지속적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꼽을 수 있는데 기온 상승으로 인한 폭염은 더 자주 그리고 더 강하게 발생할 수 있다.”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만큼 과거 가을의 전령사로 알려졌던 추석은 이제 기온 상승 여파로 폭염과 열대야가 일반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5월 30일 세계기상기구는 새로운 업데이트에서 오는 2027년 이전에 지구 평균 온도가 적어도 1년간 1.5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면서 향후 5년이 기록상 가장 더울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과 함께 특히 올해부터 엘니뇨로 전환되면서 지구 평균 기온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래서일까. 예년보다 더 빠르고 더 강력했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아열대 현상까지 보였던 올해 여름이 추석을 앞두고 누그러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한여름의 무더위와 함께 열대야를 동반하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 특보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낮 기온이 최고 33도 안팎으로 크게 뛰어 올랐으며 밤에도 열대야가 지속됐다. 기상청은 이번 늦더위는 연휴가 끝난 뒤에나 잦아들 것으로 관측했다.
사상 처음으로 느껴보는 무서운 더위의 원인은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기상청은 유례가 없는 추석 연휴 폭염의 원인을 중국 상하이에 상륙한 뒤 소멸한 13호 태풍 버빙카를 지목하고 있다. 13호 태풍 버빙카의 뜨겁고 습한 열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서울 수도권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역대 가장 늦은 폭염을 기록했다.
한편 추석 당일인 17일 낮 기온도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낮 기온은 16일보다 2~3도 정도 낮아질 전망이지만 서울 31도, 대전 32도, 창원지역은 34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후부터 밤사이 소나기도 내린다. 중부지역은 5~30mm, 호남 5~60mm 정도 강수량을 보이다가 밤부터 그치면서 보름달을 감상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