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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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지가 선정한 미국 상위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AI)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플랫폼 미국 아리즈AI(Arize AI)에 따르면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56%가 최신 연례 보고서에서 AI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 비율은 2022년 9%에 그쳤다.

◆ 미디어·엔터테인먼트 90%, AI 리스크 우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번 조사에 대해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산업 구조를 일변시킬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포천 500대 기업 중 ▲통신기업의 3분의 2 이상 ▲헬스케어·금융서비스·소매·소비재·항공우주 각 업계의 절반 이상이 AI 시스템을 사업 위험으로 꼽았다. 

AI에 대한 우려는 업종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특히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의 90%, 소프트웨어 기술 기업의 86%가 AI 리스크를 투자자에게 경고했다. 

소비자들도 미디어 기업의 AI 활용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가 보고한 연례 리포트 (Digital News Report 2024)에 따르면 소비자는 AI가 발신하는 뉴스 컨텐츠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Digital News Report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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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의 AI 뉴스에 대해 미국인 52%, 영국인 63%가 거부감을 느꼈으며, 특히 정치와 전쟁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불안감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 경쟁력 하락 및 재무 위험 문제

아리즈AI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안고 있는 위험요소로는 경쟁력 저하가 대표적이다. 경영진은 타사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뒤처질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경쟁사가 AI 도입으로 우위를 점해, 우리의 경쟁력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은 비용 증가 등 재무 위험을 꼽았다. AI 시스템 이용 확대에 따른 지속적 투자로 인한 추가 비용과 수익성 영향을 걱정하는 것이다.  

고객정보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세일즈포스는 "새로운 AI 애플리케이션의 '불확실성'으로 이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신규 모델 개발과 테스트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 윤리적 문제, 법률·규제 관련 리스크도

연차보고서에서 오픈 AI의 챗GPT 등 생성형 AI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기업은 108사였다. 그중 3분의 2 이상이 생성형 AI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고 비즈니스 기회라고 생각하는 기업은 33사에 불과했다. 이는 생성형 AI의 영향이 이미 상장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업계에서 감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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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부 기업은 인권과 개인정보 보호 등 AI가 야기한 윤리적 문제에 휘말려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장비업체 모토로라는 "AI는 항상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며, 데이터 세트가 불충분하거나 위법·편견·유해·공격적 정보가 포함된 경우가 있다. 이에 수익 및 평판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에서 분사한 비아트리스(Viatris)는 "AI 솔루션 이용이 의도하지 않은 기밀 정보 공개나 임상 환자 등 개인 정보에 대한 부정 접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지적재산권 등 법률·규제 문제도 AI의 잠재적 위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는 "생성형 AI를 규제하는 규정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며 "이것이 지적재산권 기반 비즈니스나 작품 제작 방법 등 우리의 비즈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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