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대담을 계기로 1년 만에 X(옛 트위터)로 복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X 플랫폼에서 진행된 머스크 CEO와의 인터뷰 형식 대담에서 본인이 국제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차기 대통령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또 7월에 발생한 펜실베이니아주 피격 사건에 대해 거론하며 10월 유세에 다시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담 내용은 11월 5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가운데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견제하고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진행된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7.6%를 기록하며 47.3%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소폭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해리스와 조 바이든의 느슨한 이민 정책으로 불법 이민자들이 멕시코와 연결된 미국 국경을 넘을 수 있었으며, 해리스 부통령이 본인의 정책을 베꼈다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과 자리를 다퉜던 2020년 선거는 부정이었다"고 주장했고, 이 내용을 믿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으로 트위터를 포함한 다수의 SNS가 트럼프 계정을 동결했다.
2022년 11월에는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 CEO가 트럼프 계정을 부활시켰지만, 트럼프는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우선시해 트위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 후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활동한 것은 2023년 8월 25일 한 번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트루스소셜에서 “나의 새로운 지지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와 중대한 인터뷰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합계 팔로워수 2억8000만 명 이상의 극우 슈퍼 인플루언서인 둘의 만남은 큰 주목을 모았다. 과거에도 친(親)트럼프 성향이었던 머스크는 최근 우파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후엔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X 복귀는 영향력이 높은 플랫폼을 활용해 선거전을 펼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 속에 그간 소원했던 머스크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지지세 회복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X 팔로워는 8800만 명에 달한다. 본인의 트루스소셜 팔로워(750만 명)의 11배 이상이다. X 활동을 재개한 이날 트럼프 X 계정에는 최근의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비판, 해리스 부통령의 이민 정책 비난 등이 연이어 게재됐다.
한편, 대담을 앞두고 X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며 지연되며 머스크 CEO는 체면을 구겼다. 장애가 이어지자 머스크는 "X에 대규모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 라이브 청취자 수를 줄이고, 추후 대담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대담 생중계는 우여곡절 끝에 40여 분 지연된 후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