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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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오너인 일론 머스크의 차별적 발언을 계기로 연이은 대형 광고주 이탈 사태에 직면했다. 

애플·디즈니·월마트·IBM·NBC유니버설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잇따라 X 광고를 중단했지만, 머스크는 논란이 되는 발언으로 오히려 기름을 부으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 反유대 견해에 욕설까지 논란 키워  

현 상황은 앞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트위터 서비스 유료화 정책이 몰고 온 1차 광고주 이탈 사태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X는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 후 심리전에 사용되는 허위정보가 가장 많은 소셜미디어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10월 초에는 X에 게재된 나치 찬양 콘텐츠에 기업 광고가 게재되어 있다는 미디어 감시단체 미디어매터스의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는 지난 11월 15일 유대인이 백인 증오를 의도적으로 부추긴다는 내용의 이용자 게시글에 "당신은 실체적 진실을 말했다(You have said the actual truth)"는 댓글을 남겼다. 파장은 엄청났고, 머스크가 노골적으로 반유대주의적 견해를 지지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것일까? 머스크는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이를 계기로 이탈한 기업을 강력하게 비난해 논란을 키웠다. 

머스크 CEO는 당초 정치권까지 비난이 번지자 이스라엘을 방문해 재건을 돕겠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공개 행사 자리에서 튀어나온 욕설로 신뢰를 잃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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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11월 29일(현지시간) 행사 자리에서 머스크 CEO는 반유대주의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광고주 이탈에는 불쾌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광고하지 말라"며 광고주들을 향해 'F'로 시작하는 육두문자를 날렸다. 그러면서 "누군가 광고를 통해 나를 협박하려고 한다면 나를 돈으로 협박하는 것"이라며 욕설('Go F--- Tourselves')을 재차 내뱉었다. 

◆ X, 광고주 이탈 사태에 중소기업으로 눈돌려 

발언에 대한 파장은 크게 퍼졌고, 대형 광고주의 끝없는 이탈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에 따른 심각한 수익 감소를 메우기 위해 X가 내놓은 고육책은 중소기업으로부터 광고를 유치하는 것이다.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2월 2일(현지시간) X가 대기업 중심의 광고 수주를 포기하고 중소기업에 의한 광고 지출을 촉진하기 위한 투자를 배로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X는 FT에 "중소기업은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과소평가해 왔다. 중소기업에 대한 주력은 늘 계획의 일부였으며, 이번 기회에 중소기업에 기반한 성장전략을 한층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매체에 따르면 X는 광고사업 아웃소싱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미국 신흥 마케팅 기업인 점프크루(Jump Crew)등 외부 업체와의 제휴를 추진 중이며, 중소기업 광고 판매 일부를 위탁할 예정이다. 

IT 뉴스 사이트인 9to5Mac은 "설령 X가 중소기업에 맞는 광고 툴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대기업 이탈로 입은 손실을 메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 오너리스크에 파산 위기?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지지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대형 광고주의 보이콧으로 X는 올해 말까지 최대 7500만달러의 수익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는 NYT가 최근 입수한 X 내부 문서를 인용해 보도한 것이다. X는 이 추산에 이의를 제기하며 실제 광고비 손실액은 1000만달러~1200만달러 정도라고 주장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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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X의 문제는 수입 감소뿐만이 아니다. 반유대주의 사건 전부터 이미 기업가치가 반토막 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론 머스크는 2022년 440억달러에 X를 인수했는데, X 자체적으로 기업가치를 인수액의 절반 이하로 매긴 것. NYT가 10월 말 입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X는 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한 신주 가치를 주당 45달러(약 6만 원)로 책정했다. 이는 X의 현재 기업가치가 190억 달러라는 것을 뜻한다. 

또 머스크는 인수 과정에서 차입매수 방식으로 자금 일부를 조달했다. 이에 따라 X는 연간 10억달러에 달하는 고액의 이자도 변제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최근 광고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X의 광고주 이탈 현상이 날로 심화되며 회사 존폐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매체는 "지난해 머스크가 440억 달러에 인수한 회사의 파산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처럼 들릴 수 있지만 가능하다"며 "은행과 재협상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파산만이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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