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비만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고 정자 수를 감소시키며 성욕을 감퇴시킨다. 비만이 왜 이런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는데 쥐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그 원인이 밝혀졌다.
비만은 심각한 질병이며, 미국에서는 성인 5명 중 2명이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 및 제2형 당뇨병 등 중대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테스토스테론 저하로 인한 정자 수 감소와 성욕 저하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UCR) 캠퍼스 연구팀은 인간의 비만을 모방하기 위해 고지방식을 먹인 쥐 실험을 통해 '비만이 뇌에 만성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만 상태인 쥐의 뇌에서는 뉴런 간 결합이 감소하고,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됐다는 사실을 뇌에 알려 음식 섭취를 멈추라는 신호를 뇌에 전달하는 수용체의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음식 섭취, 체온, 갈증, 생식을 조절하는 뇌의 복잡한 영역인 '시상하부'였다.
시상하부에는 뇌하수체에서 호르몬 합성과 분비를 조절하는 뉴런이 존재한다. 비만인 쥐는 뉴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뇌하수체에서 호르몬 수준이 저하되고 테스토스테론과 정자량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놀랍게도 우리는 비만의 주요 영향 부위가 생식을 조절하는 신경 세포의 정상적 기능을 방해하는 고환이나 뇌하수체가 아니라 '뇌'라는 것을 발견했다"며 "쥐와 같은 뇌의 메커니즘이 인간에게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인간과 쥐는 생식과 음식 섭취를 조절하는 동일 신경 세포를 가지고 있으며, 고환 기능을 조절하는 뇌하수체에 동일 호르몬(테스토스테론 합성과 정자 생성 등)이 존재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줄지카 코스 UCR 생물의학 교수는 "우리는 우선 고지방식을 섭취한 쥐를 정상적인 식사로 바꿔 체중을 줄임으로써 이러한 변화를 되돌릴 수 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체중 감량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뇌가 식사 섭취량을 리셋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뇌과학 저널(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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