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제2형 당뇨병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운동 부족과 과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하루 수면이 6시간을 밑돌면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한국에서 당뇨병은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국민병이라고도 불리는 제2형 당뇨병과 현대인의 공통된 고민인 수면 부족의 관계에 대해 전문가가 호주매체 더컨버세이션에 해설했다.
◆ 스웨덴 연구팀 "수면시간 짧으면 당뇨병 위험 증가"
2024년 3월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연구에서 스웨덴 웁살라대학 크리스티안 베네딕트 교수 연구팀은 UK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 24만7867명의 건강을 10년 이상에 걸쳐 추적한 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균형 잡힌 식습관이 전체적인 건강 문제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된 한편, 건강한 식사를 하더라도 수면 시간이 하루 6시간을 넘지 못하면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수면 시간이 5~6시간인 사람은 7~8시간인 사람에 비해서 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이 16% 높았고 3~4시간이면 41%나 위험이 상승했다.
◆ 수면이 짧으면 당뇨병 위험이 왜 커질까?
호주당뇨병학회 의료교육과학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줄리아나 마핏에 따르면 짧은 수면 시간이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려져 있지 않다.
현재 추정하고 있는 요인은 크게 두가지다. 첫 번째는 수면 부족이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진 호르몬인 인슐린 기능을 저해한다는 설이다.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은 혈액 속 염증 마커와 지질 대사 이상 지표인 유리지방산 수치가 높아진다. 이것이 혈당치를 조정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의 저하, 즉 '인슐린 저항성'을 키워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체내 시계의 불균형이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이나 교대 근무 등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은 생체리듬(circadian rhythm)이 흐트러진다.
이로 인해 코르티솔·글루카곤·성장호르몬 등 체내에서 당의 대사를 조절하고 있는 다양한 호르몬 분비가 방해되면 하루 생활 속에서 섭취한 포도당을 처리하는 몸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 수면 부족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연구팀의 베네딕트 교수는 "현대인들은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면서 "이러한 사람도 가능한 한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낮추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논문에서 낮에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면 수면 부족으로 인한 당뇨병 위험 증가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 연구에서는 수면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도 체중 증가 등으로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핏 위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당뇨병 위험과 관련된 수면 시간의 '최적 지점'(sweet spot)은 7~8시간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수면의 질이나 생활습관의 개인차 등 다른 요인이 수면 시간과 당뇨병 위험의 관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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