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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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이명이란 몸 밖에 음원(音源)이 없는데도 '귀에서 들리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을 말한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이명은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한 뇌 영역의 활동과 연관이 있다. 

대부분의 이명은 일시적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시달리기도 한다. 심각한 경우 삶의 질을 위협하는 큰 문제지만 치료와 소리에 대한 객관적 정량화가 쉽지 않은 질환이기도 하다.

하버드 의대 부속 매사추세츠 안과 이과 병원(Massachusetts Eye and Ear) 연구팀은 "청각검사로 발견이 힘든 수준의 청각 신경 문제에 뇌가 대처하면서 이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새롭게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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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의 스테판 메이슨(Stéphane F. Maison) 박사는 "이명은 지속적인 소리로 인한 단순한 불쾌감뿐만 아니라, 수면부족·사회적 고립·불안 상태를 일으켜 일상에 악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린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이명은 소음 노출·난청·부상·감염 등 귀 관련 장애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명이 발생하는 과정은 명확하지 않지만 물리적 진동이 없는데도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소리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주요 이론이다.

해당 이론의 지지자들은 뇌가 청각상실 및 청각 신경 손상을 보완하기 위해 전혀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소리를 들으려다 이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이명을 경험하는 환자 중 일부는 청각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이 이론에 이의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연구팀은 청각에 문제가 없는 18세~72세의 실험 참여자 294명을 대상으로 이명 증상과 청각신경 손상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전체 실험 참여자 중 29명이 6개월 이상 만성 이명을 경험했고, 64명은 6개월 미만의 이명 또는 소음에 노출된 뒤 일시적 이명을 경험했다. 나머지 참여자는 이명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분석 결과, 정상적인 청각임에도 이명을 경험하는 실험 참여자들은 소리 정보를 뇌로 보내는 와우신경이 손상되는 '와우 시냅스 병증'(cochlear synaptopathy)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우 시냅스 병증은 유모세포 장애를 동반하지 않아 일반 청력검사나 조직분석으로는 검출할 수 없지만, 와우 신경 간 시냅스가 감소해 노화성 난청 발병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명의 정도는 와우 시냅스 병증의 중요한 예측 인자이며, 만성 이명을 가진 환자들은 실제로 뇌간의 활동항진(hyperactivity·비정상적인 활동 과다 상태)이 수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슨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이명은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사람도 포함해 청각 신경 장애로 유발된다"는 기존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명의 발생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하지 않고서는 이명을 치료할 수 없다. 이 연구는 '이명 극복'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첫걸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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