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 황제펭귄(Emperor Penguin)이 지구온난화로 해빙(海氷)이 급속도로 녹으면서 심각한 개체수 감소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남극연구소(BAS) 연구팀에 따르면 2022년 남극 대륙에서 기록적으로 해빙 유실이 발생하면서, 황제펭귄이 벨링스하우젠해 서식지 5곳 중 4곳에서 번식에 실패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일년 내내 남극 해빙에서 대규모 집단을 형성하는 황제펭귄은 겨울인 5월~6월 사이 산란하며, 이후 수컷은 자신의 발 위에 알을 올려 품는다. 그리고 출산한 암컷이 영양 공급을 위해 먹이를 구하는 동안 수컷은 총 100일 이상 금식 상태로 지내는 가혹한 육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솜털에서 유영에 적합한 깃털로 성장한 새끼 황제펭귄은 여름을 맞는 12월~1월이 되면 수영을 배워 독립한다. 즉, 알을 낳은 후 새끼가 수영을 배우기 전에 해빙이 녹으면 익사하거나 동사할 수 밖에 없다.  

2022년 12월 초 남극의 해빙 면적은 1979년 관측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아래 그래프는 남극 대륙의 해빙 면적을 나타낸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빨간 선으로 표시한 2023년 기간 내내 해빙 면적은 사상 최저를 나타내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특히 남극 벨링스하우젠해의 중부 및 동부 지역은 해빙이 여름철과 비교해 100% 감소했다. 아래가 벨링스하우젠해의 해빙 유실을 나타낸 것으로, 광범위한 붉은 지역에서 대규모로 발생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이 지역은 당초 5개의 황제펭귄 번식지가 존재하는 것으로 관측되었으나 2022년 남극의 여름 시기 해빙이 완전히 녹아내려 4개 번식지가 사라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영향으로 새끼 펭귄 수 천마리가 대규모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0월에는 동그라미로 둘러싸인 부분에 번식지가 존재했지만, 12월에는 해빙이 녹으면서 아예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남극연구소 피터 프렛웰 박사는 "황제펭귄이 한 시즌에 이 정도 규모로 번식에 실패한 것은 처음이다. 이 지역에서는 남극 대륙의 여름 동안 해빙이 거의 녹아 사라져 수영을 할 수 없는 새끼들은 생존하지 못했다"며 "이대로 온난화가 계속되면 대규모 해빙 유실이 더 빈번하고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번식에 실패한 황제펭귄은 이듬해 더 안전한 번식지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서식지 대부분이 사라진다면 이러한 자구책도 이어질 수 없고 황제펭귄의 멸종은 불가피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이대로 지속될 경우 황제펭귄 서식지는 2100년까지 약 98%가 소멸하고 개체수는 약 99%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FWS)은 황제펭귄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영국남극연구소 소속 제레미 윌킨슨 연구원은 "황제펭귄의 대규모 번식 실패는 인류에 보내는 경고의 사인이다. 세계 각국은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