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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간의 삶에서 사회적인 관계는 중요하며, '외로움'은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University of Vienna)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에서 '8시간 동안 혼자 있는 것은 식사를 거르는 것과 비슷한 에너지 저하와 권태감을 일으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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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일시적 고독 상태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시설과 코로나19 여파로 도시가 봉쇄된 지역의 자택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시설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심한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지 않은 18세~33세 여성 참여자 30명을 모집해 3일간 연구시설에 오게 했다. 

각 실험일은 ▲'8시간 동안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은 날' ▲'8시간 동안 식사를 하지 않은 날' ▲'8시간 동안 사회적 접촉과 식사를 모두 하지 않은 날' 중 하나를 선택하고, 참여자는 연구시설의 한 방에서 각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보냈다.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는 날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없고 사람의 사진이 실린 잡지 등도 읽을 수 없었으며, 연구자와의 접촉도 없었다.

각 조건에서 8시간을 보내는 동안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의 스트레스와 기분, 권태감에 대한 피드백을 정기적으로 수집했으며 스트레스 지표가 되는 심박수와 타액 속 코르티솔 수치도 측정했다.

또 도시 봉쇄 중인 자택에서 진행된 테스트는 오스트리아·이탈리아·독일에 거주하는 87명에게 스마트폰을 통해 스트레스와 권태감 등을 보고받았다. 보고는 하루 5회에 걸쳐 일주일 동안 이루어졌으며, 각각의 날에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었는지 아니면 사회적 접촉이 있었는지도 조사했다. 

연구시설에서 진행된 실험 결과, 8시간에 이르는 사회적 고립은 식사를 걸렀을 때와 같은 정도의 권태감과 에너지 저하를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 봉쇄 중 자택에서 수집한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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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택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이나 원래 사교적인 성격인 사람들이 사회적 고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회적 교류가 없는 날 에너지가 저하되었다고 보고했다. 다만 사교적이지 않은 실험 참여자는 이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빈 대학 심리학자인 지오르지아 실라니(Giorgia Silani) 박사는 "장기적인 고독과 권태감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와 관련된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거의 규명되지 않았다. 단기간의 사회적 고립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은 에너지 저하가 '사회적 항상성'의 적응 반응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과학전문 매체인 사이언스 얼러트(Science Alert)는 "에너지 감소는 신체의 항상성 반응이 변화한 결과로 추정된다. 즉, 사회적 유대감 결여가 신체적 반응을 일으켜 모종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고립된 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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