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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복잡한 영역에서 인간의 의사결정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장기·바둑·체스·전략 게임 등에서 AI는 이미 인간을 능가하고 있다. 

최근 체스말 이동 방식을 통해 플레이어가 누구인지를 높은 정확도로 특정할 수 있는 AI가 등장해 온라인 체스 분야의 프라이버시 위협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2021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은 머신러닝 모델을 통해 체스 플레이 스타일로 개인을 특정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온라인 체스 사이트 리체스(Lichess)에서 최소 1000회 이상 대국한 플레이어의 5000만 경기 이상 기보를 준비해 AI에 학습시켰다. 그리고 3000여 명의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1인당 100경기 기보와 이들 3000여 명 가운데 선출한 1명이 새로 치른 100경기 기보를 처음 15수(手)를 숨긴 상태에서 AI에게 분석하도록 했다.

그 결과 AI는 86% 정확도로 선출된 플레이어를 특정하는 데 성공했다. 참고로 AI를 사용하지 않고 동일한 예측을 실시한 결과, 정밀도는 불과 28%에 그쳐 AI의 분석 수준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프로젝트를 주도한 애쉬튼 앤더슨(Ashton Anderson) 박사는 "일반적인 체스 AI는 대부분 '이질적인 스타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학습이나 스킬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유익하지 않다"며 "개별 플레이어의 스타일에 맞춘 조언이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해서도 AI가 플레이어의 독특한 방식을 포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레이드 맥길로이 영(Reid McIlroy-Young) 연구원은 "AI의 사생활 침해 위험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 기술이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익명 체스 플레이어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커 등에서도 동일한 일이 가능해지고 이론적으로는 데이터 세트만 준비되면 운전 습관이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타이밍, 장소 등을 통해 인물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학의 버크만 클라인 센터(Berkman Klein Center for Internet & Society) 소속 변호사인 알렉산드라 우드(Alexandra Wood)는 "개인정보 위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AI에 의한 사생활 침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유용하다"고 언급했다. 

연구가 발표된 세계적 권위의 인공지능(AI) 학회 '뉴립스(NeurlIPS,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 측은 체스 AI로 플레이어를 특정하는 연구는 기술적으로 훌륭하지만 윤리적으로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사생활 침해 위험에 대해 상세히 언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연구 발표를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토 대학 연구팀은 AI의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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