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형 '홍미노트8'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샤오미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Xiaomi)가 스마트폰 왕좌 삼성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2023년을 목표로 삼성전자를 추월하겠다는 샤오미의 선언이 현실화될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하며 스마트폰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샤오미는 유럽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4~6월)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5010만대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1위였던 삼성의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1200만대인 반면, 샤오미는 1270만대를 기록하며 전체의 25.3%를 차지했다. 샤오미가 전년 대비 무려 67.1%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에 비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이 전년보다 7.0% 감소한 24.0%에 그쳤다. 유럽 스마트폰 출하량 상위 5개사 가운데 유일한 역성장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샤오미 스마트폰은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스페인·이탈리아에서 수요가 높게 나타났고, 인기 기종은 미(Mi) 시리즈와 레드미(Redmi) 시리즈였다. 

이에 반해 삼성은 올해 4월에 하이엔드 단말로 5G 지원 갤럭시 S21를 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하이엔드 아이폰과 저렴한 저가형 중국산 휴대폰 사이에서 힘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럽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전지였기 때문에 당초 화웨이의 유럽 철수가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했다. 삼성전자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존재감을 상실한 화웨이의 빈자리를 파고들지 못했다고 SA는 분석했다. 

애플도 전년 동기대비 16% 성장하며 유럽 출하 대수를 960만대까지 늘렸다. 코로나19로 스마트폰 교체시기를 놓친 고객의 아이폰 12 교체 수요와 맞물리며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빈자리는 삼성전자를 대신해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업체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중국 오포와 리얼미도 각각 5.6%와 3.8%의 점유율로 4위와 5위에 올랐다. 중국 업체의 유럽 시장 공략은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오포는 전년 대비 180%, 리얼미는 1800%라는 경이적인 성장율을 기록했다. 화웨이가 미국과 유럽에서 사실상 퇴출된 이후 중국 업체가 다시 시장을 빠르게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갤럭시 S21 Ultra 5G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삼성전자

문제는 샤오미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사실이다. 샤오미는 삼성전자의 텃밭인 인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출하량 905만 대를 기록하며 삼성전자(550만 대)를 크게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샤오미는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샤오미의 점유율은 17%로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불과 2%포인트다. 6월 한달 출하량으론 삼성전자를 제치기도 했다

인도에 이어 유럽까지 삼킨 샤오미가 전세계 하이엔드 스마트폰과 폴더블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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