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18년 만에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 승인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제거하는 방식
효능과 신약 가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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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알츠하이머 치매를 정복하기 위한 첫 도전이 시작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년 만에 미국의 대형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상품명 애드유헬름)을 7일(현지시간) 조건부 신속 승인을 결정했다.
 
'조건부 신속 승인'은 4차 임상시험을 조건으로 시장 출시를 허용하고, 이후 임상시험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 승인을 철회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조건부 신속 승인'으로 시장에 출시된 신약이 퇴출되는 사례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바이오젠 홈페이지

최근 몇 년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시도는 예외 없이 실패로 끝났다. 일라이 릴리, 화이자, 머그, 존슨앤존슨, 로슈 등 많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발하고 동물시험과 소규모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에 20년 만에 등장한 치료제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2003년에 승인받은 신약은 알츠하이머와 연관된 불면증이나 불안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었다면 이번에 개발된 치료제는 뇌에서 병을 일으키는 물질을 제거해 근본적으로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알츠하이머는 신경독성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축적으로 신경이 손상돼 뇌의 기능이 쇠퇴하면서 비롯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네이처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아두카누맙을 사용하면 뇌에 축적된 해로운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감소하며, 약물 양을 늘릴수록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여 받은 사람 가운데 알츠하이머 증상(인지 테스트 점수 저하 등)의 진행이 억제된 사례도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DA

 하지만 효과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치료제 승인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문위 소속 전문가들은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아두카누맙 승인을 뒷받침할 설득력 있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2019년에는 주요 평가 항목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FDA 승인 역시 '후속 추가 연구' 조건이 달려, 연구 결과 효능을 확인하지 못하면 치료제 승인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FDA는 "아두카누맙이 2건의 3상 임상시험 가운데 한 건에서만 평가 기준을 만족하는 등 불확실성이 있지만 베타아밀로이드 감소 근거를 제시했다"며 조건부 승인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한편, 신약의 비싼 가격도 논란이 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이번 치료제 가격은 1회에 4312달러, 4주에 한 번 주사 접종 방식으로 연간 비용은 5만 6천 달러(약 6200만원)라고 밝혔다. 다만 바이오젠은 2021년부터 4년간 약값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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