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층권에 탄산칼슘 살포해 온난화 막는다?
성층권에 탄산칼슘 살포해 온난화 막는다?
  • 김정은 기자
  • 승인 2021.03.25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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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새로운 지구온난화 방지 프로젝트 6월 첫 시행
2020년 뉴질랜드 캠페인에 사용 된 NASA의 초고압 열기구. 하버드 대학 프로젝트도 이 열기구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NASA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햇빛을 차단해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로 탄산칼슘 가루를 성층권에 뿌리는 프로젝트의 첫 테스트가 오는 6월 시작될 전망이다. 

온실가스 절감 등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세계 일부 지역은 지금보다 최고 12℃ 더 더워질 것이며, 최고 기온이 이미 50℃를 넘어선 호주 등 일부 지역 등에서는 인간이 살 수 없게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막는 '지구공학'(geo-engineering)에 대한 연구가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공학을 실제 지구환경에 적용해 실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지구 기상 시스템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하버드대, "성층권에 탄산칼슘 가루 뿌려 태양 에너지 차단" 

'성층권 통제 섭동실험'(Stratospheric Controlled Perturbation Experiment)으로 명명된 이 실험은 탄산칼슘 입자를 지구 상공에 살포해 화산재가 햇빛을 차단하는 작용을 재현하자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하버드대 연구팀은 스웨덴 북부 키루나에서 열기구를 해발 20㎞ 성층권으로 띄워 빛을 잘 반사하는 탄산칼슘 미세입자 2㎏을 살포할 계획이다. 

약 300만 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 목적은 탄산칼슘 미세입자가 반사층을 형성한 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빛의 감소량과 온도 변화, 미세입자와 대기 중 화학 물질의 상호 작용을 관측하는 것에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하버드대 연구팀

실험의 단초는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다. 이로 인해 7백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과학자들은 성층권의 거대한 화학 구름의 효과를 확인할 기회도 함께 얻었다. 화산 폭발로 황산염 미세입자 2000만t이 성층권으로 퍼져 나가면서 태양열을 일부 차단, 그 해 지구 평균기온은 0.5도 낮아졌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황산염 대신 탄산칼슘 입자를 풍선으로 제한된 지역에 퍼뜨려 '피나투보 효과'를 유도하는 실험을 하려는 것. 

시험이 시작되면 열기구는 총 중량 600㎏의 장비를 싣고 스웨덴 북부 키루나에서 성층권까지 올라간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약 2kg의 탄산칼슘 미세입자가 방출된다. 

방출이 이루어지면 이론상 길이 수 ㎞의 차양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지구를 비추는 태양광선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첫 번째 테스트에서 연구팀은 우선 탄산칼슘 미세입자가 대기와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후 컴퓨터 모델에 입력해 대규모로 실험에선 어떤 일이 발생할지 시뮬레이션하게 된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프랭크 코이치(Frank Keutsch) 하버드대 교수는 "현재 모델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어 실제 효과를 확인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프로젝트는 빌 게이츠의 '게이츠&멀린다재단'을 비롯한 민간 기부단체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전문가들, 지구의 새로운 ‘재앙’ 경고  

환경보호단체를 비롯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구공학 구상을 처음부터 거세게 비판해왔다. 지구 위의 거대한 양산이 기후 변화 자체보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연구팀은 당초 2018년 실험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실험 준비와 다른 과학자 및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발 등으로 연기됐다.

스튜어트 하셀딘(Stuart Haszeldine)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는 "태양을 차단하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을 제거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태양 복사를 반사해 지구를 식힐 수는 있겠지만, 마약 복용과 마찬가지로 효과를 유지하려면 약물을 계속 복용해야 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하버드대 연구팀

데이비드 킹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이 기술의 배포에는 모라토리엄이 필요하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방식은 기상 시스템에 재앙이 될 수 있어 모델링 및 기타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것이 바로 이번 테스트로 확인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준을 살포하지만 모델링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상은 결국 상상 이상의 비싼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선 지구상공에 살포된 탄산칼슘 미세입자가 인간 DNA를 손상시키고 암을 유발하는 유해 자외선에서 우리를 보호하는 오존층을 손상시킬 수 있다. 또 이 임시방편이 날씨를 조절하는 해류의 순환을 방해해, 그 자체로 농지를 황폐화시키고 동물 멸종과 질병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난 가능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거대한 차양은 기후의 승자와 패자를 만들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 농부들에겐 완벽한 기후 조건을 제공할지도 모르지만 동시에 아프리카 전역에 가뭄을 일으킬 수 있다. 

세계 기후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지구 평균기온의 변화는 전 세계에 열이 분산되는 방식을 바꾸고 일부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온난화가 진행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세계의 장기적인 날씨가 지구 위에 거대한 화학 차양을 얹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현시점에선 예측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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