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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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의 노력으로는 기후변화를 충분히 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감축 같은 완화책이 아닌, 지구 기후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지오엔지니어링(geoengineering·지구공학)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탄소 격리나 에어로졸 방출 같은 지구공학적 해결책이 지구상에서 시행될 경우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에 이스트반 스자푸디(István Szapudi) 하와이 대학교 교수는 지구로 향하는 태양광의 양을 줄이는 '차양막(shade)'을 이용한 접근법을 제안했다. 논문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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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자푸디 교수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태양 빛을 인위적으로 가려 지구로 흡수되는 태양 복사 양을 줄이는 '태양 복사 조정'(SRM·Solar Radiation Modification)'이라는 지오엔지니어링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이는 일사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공학적 접근법이다. 현재 논의되는 대표적인 전략으로 차양막을 이용하는 방법과 지구 대기에 화학물질 등을 첨가해 태양광을 반사시키는 방법이 있다.

(참고로, 지구 대기에 화학물질을 첨가하는 실험의 단초는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이다. 이로 인해 7백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과학자들은 성층권의 거대한 화학 구름의 효과를 확인할 기회도 함께 얻었다. 화산 폭발로 황산염 미세입자 2000만t이 성층권으로 퍼져 나가면서 태양열을 일부 차단, 그 해 지구 평균기온은 0.5도 낮아졌다. )

스자푸디 교수의 이번 제안은 소행성을 '균형추(무게중심)'로 삼아 차양막과 밧줄로 연결해 지구 주위에 태양 보호막을 펼치는 방법이다. 

차양막을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리는 구상은 이미 고안된 바 있으나, 지구와 태양의 중력과 균형을 맞추고 태양 방사압에도 안정적이려면 엄청난 무게가 필요해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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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따르면 '소행성을 균형추로 사용하는' 구상은 차양막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기존 방식의 불과 1% 정도인 3만5000톤(t)의 무게만으로 우주 공간에 안정적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스자푸디 교수는 "3만5000톤은 수십 톤에 불과한 현재 발사 능력을 여전히 훨씬 웃돌지만, 새롭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면 차양막 무게를 더 줄일 수 있다. 이러한 테더링 구조는 다른 설계 방식보다 구축 및 배치가 더 빠르고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 기후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거대한 차양은 기후의 승자와 패자를 만들 수 있다. 또 장기적인 지구 날씨가 거대한 차양을 얹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현시점에선 예측할 방법이 없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스자푸디 교수는 "하와이에서는 낮에 많은 이들이 양산으로 햇빛을 가리고 다닌다. 지구에도 같은 방식으로 햇빛을 막을 수는 없을까, 임박한 기후변화의 대재앙을 완화할 수 없을까 고민해 왔다. SRM 접근법은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동시에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지금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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