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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유사 이래 인류는 아름다움에 끌려 미(美)를 추구하는 것에 열정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인간이 어떻게 '아름다움'을 느끼는가에 대해서는 최신 과학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대중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이 "인간의 뇌가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메커니즘은 어디까지 규명되었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 철학자인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1863~1952)는 1896년에 발표한 저서 '더 센스 어브 뷰티(The Sense of Beauty)에서 "인간은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그것을 소중히하고자 하는 매우 근원적이고 광범위한 경향이 존재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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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야나가 지적하는 것처럼, 사람은 예술과 자연뿐 아니라 가구와 스마트폰 등의 디자인에도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 '실험 심리학과 생리 심리학의 선구자이며, 정신 물리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독일 심리학자 구스타프 페히너(Gustav Theodor Fechner)는 미의식과 뇌의 관계를 과학적 방법으로 규명하려고 한 최초의 연구자 중 한 명이다.

구스타프 페히너는 여러 모양의 사각형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사각형을 고르게 하였다. 이 실험에서는 약 10개의 사각형을 가지고 조사를 하였는데, 30% 넘는 사람이 가로와 세로의 비가 21 대 34인 피보나치 수로 이루어진 사각형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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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피보나치 수에서 발견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웃하는 두 수 사이의 비에 있다. 피보나치 수열에서 연속하는 두 수의 비는 피보나치 수가 커질수록 1.618에 점점 가까워진다. 이러한 비율을 가진 것들은 안정감이 있고 미적으로도 아름답게 느끼는데, 이러한 1 대 1.618의 비를 '황금비'라 부른다.

그 후에도 페히너는 평생 "아름다움은 인간의 뇌 속에 있다"고 확신했다. 그의 믿음이 사실이라면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인간의 뇌에는 어떤 특이한 반응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이에 중국 칭화대학 연구팀은 최근 아름다운 것을 본 사람의 뇌를 검사해 어떤 활동이나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확인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신경 영상 데이터의 좌표 기반 메타 분석에 널리 사용되는 '활성화 가능성 추정'(Activation Likelihood Estimation : ALE) 분석 방법을 통해 총 982명의 실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49건의 연구 결과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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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사람의 뇌에는 '아름다운 얼굴'을 보았을 때 활성화되는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um)와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보았을 때 활성화되는 전방 내측 전두엽 피질(aMPFC)이라는 2개의 '미의 중추'(Beauty Center)가 존재하는 것이 판명됐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얼굴의 아름다움과 회화의 아름다움은 동일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즉 아름다움은 여러 형태를 가졌으며, 다양하고, 대상의 특수성에 의해서도 달라진다"고 밝혔다. 

이어, '아름다움에 관해 연구하는 신경 과학자 및 생리학자가 진정으로 설득력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아마 앞으로 몇 년, 어쩌면 몇 세대에 걸친 연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름다움이 완전히 해명될 때까지 아름다움의 유혹은 우리에게 매혹적이고 흥미로우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제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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