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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러시아가 11일 (현지시간) 자체 개발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에 대해 3상 임상시험에서 92%의 예방 효과를 얻었다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화이자에 이어 러시아 백신까지...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인류의 구원자들이 드디어 나타나는 걸까. 전문가들은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 러, 화이자에 맞불...서둘러 '스푸트니크V' 효과 발표

앞서 화이자는 외부 독립 모니터링 위원회의 3상 첫 번째 중간 평가 결과, 90% 효과가 입증됐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 관련 데이터 등을 추가로 확인한 뒤 11월 셋째 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푸트니크V 개발을 지원한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1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3상 임상시험에서 지금까지 1만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92%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체온 상승 및 두통 등은 나타났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고 강조하며, “몇 주 이내에 국민에게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3상은 6개월 동안 지속할 것이며 동료평가를 거쳐 국제학술지에 관련 결과를 게재할 예정이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국립 내과·예방의학 연구센터'의 옥사나 드라프키나 소장 역시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푸트니크 V 백신 접종의 효능을 관찰한 결과 효능이 90%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이번 발표는 미 제약사 화이자의 백신 효과 90%라는 잠정 결과 발표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보인다. 그동안 러시아 백신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온 국제사회에서 자국 백신의 효능이 화이자 백신에 못지않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RDIF측은 두 차례 접종을 마친 1만6000명 가운데 현재까지 등록된 20명의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한 중간결과라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 “러시아, 세계 최초 타이틀에 치중” 

앞선 화이자 발표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확진자에 대한 극히 일부에 한정된 분석 데이터로 신중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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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는 지난 8월 11일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3상을 건너뛴 채 세계 최초로 승인하고 일반인 접종을 시작한 이후, 코로나19 백신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3상 시험을 거치지 않은채 세계 최초 타이틀을 중시해 긴급 승인한 러시아 백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9월부터 고위험군 대상 백신 접종 시작과 동시에, 모스크바 주민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3상으로 볼 수 있는 '등록 후 시험'을 2주 이내에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러시아의 중간 발표는 화이자보다도 적은 20명을 대상으로 한 극히 초기 데이터다. 전문가들과 서방 당국은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있어,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에만 혈안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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