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손길 미치지 못하는 고난이 수술 ‘척척’

[데일리포스트=신다혜 기자] “최소 절개수술이 어려웠던 인체의 복잡하고 깊은 곳까지 로봇의 섬세함으로 시행이 가능하고 특히 림프절제술이 요구되는 고난이 암수술과 전립선, 최소침습 수술에 이르기까지 의료로봇은 이제 의료계에 절대적인 존재가 됐습니다.” (강동경희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

4차산업 혁명의 핵심인 로봇의 역할과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산업현장에서 인력이 감당할 수 없는 역할을 대체했던 로봇은 이제 IT메디컬 시대를 주도하는 대체 의료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의료로봇 기술이 진화되면서 국내외 의료현장은 의사의 시술이 미치지 못하는 까다로운 수술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첨단 의료서비스를 앞다퉈 제공하고 있다.

로봇(Robot)은 일반적으로 제품 생산라인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과 비(非)제조현장에서 사용되는 서비스로봇으로 분류된다. 특히 서비스로봇은 지난 1990대 암중모색을 하다 21세기 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 받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견인차는 일본 소니(SONY)의 AIBO 애완견로봇을 비롯해 혼다(HONDA)의 ASIMO 휴머노이드, 그리고 미국의 아이로봇이 개발한 룸바 청소기로봇 등은 인류의 일상생활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그렇다면 국내 서비스로봇은 어떤 개념일까? 일반적으로 지능형로봇이라 정의하며 정부성장동력산업으로 분류돼 그동안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하는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투자가 이어왔다.

서비스로봇은 ▲개인용 서비스로봇 ▲공공성을 가진 전문 서비스로봇으로 분류되며 우리나라는 그동안 개인용 서비스로봇에 더 많은 투자를 해왔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박재환 책임연구원은 “현재 개인용 서비스로봇 시장은 38억불(한화 4조 3000억원)이며 전문 서비스로봇 시장은 78억불(한화 8조 8000억원)규모로 집계되고 있다.”“현재 전문 서비스로봇의 종류는 국방과 경비를 비롯해 의료로봇에 이르기까지 그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로봇의 역할과 특성은 무엇인가?

의료로봇은 무엇보다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행위를 하는 특성으로 다른 로봇과 그 성능면에서 다르다 할 수 있다.

때문에 인간의 질병과 생명 등이 연관돼 있는 만큼 로봇의 가격 경제성 보다는 작업의 신뢰성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세계 의료로봇시장은 급성장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보험단체로서 수입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로봇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약 3조 5000억원 규모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고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의료로봇의 특성은 부품보다 지능화된 시스템에서 한국 특성에 부합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의료로봇의 종류 역시 다양하다. 장애인을 지원하는 개인용 서비스 로봇인 휠체어 로봇과 재활로봇 등이 있고 더욱 정교화된 전문 서비스로봇인 치료로봇으로 구분된다.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분석하는 진단 시스템 로봇을 비롯해 수술 지원 로봇과 수술 환자 및 치매 노인의 활동을 지원하는 재활 시스템 로봇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진설명=국내 의료 로봇 시장 현황 / 데일리포스트 DB
사진설명=국내 의료 로봇 시장 현황 / 데일리포스트 DB

수술로봇의 역할도 다양한데 복부수술로봇과 관절수술로봇, 대장내시경로봇 등이 있으며 최소 절개수술이 어려웠던 인체의 복잡하고 깊은 곳까지 수술이 가능한 최적의 로봇도 등장하고 있다.

시간이 거듭날수록 더욱 진화되고 있는 의료로봇은 단순히 수술의 보조 역할을 뛰어넘어 인간이 불가능한 섬세한 수술도 거뜬히 해내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로봇수술은 이제 외과 뿐 아니라 비뇨의과와 산부인과 흉부외과 수술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전립선암과 갑상선암, 위암 등 암 수술 역시 로봇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수술 로봇은 발전을 거듭해 의료 시장의 선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수술 로봇 기술의 최정점에 오른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의 수술 지원 로봇인 ‘다빈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혁신적인 로봇으로 인정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인공지능 연구센터 관계자는 “수술 로봇인 다빈치는 단순히 개복수술에 국한됐던 수술 로봇의 한계를 뛰어넘어 고난이도 수술도 흉터 하나 남기지 않고 거뜬히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부를 절개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다빈치와 같은 수술 로봇 외에도 의료계 혁심을 주도한 첨단 의료로봇은 이뿐만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이라크 전쟁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미군들을 중심으로 수술 이후 재활에 필요한 의료로봇이 등장했다.

당초 군사용으로 출발한 이른바 ‘재활 로봇’은 장애인들과 보행이 불편한 환자들의 활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현재 더욱 고도화된 기술발전으로 병원뿐 아니라 일반 가정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수술 로봇 이어 노인 돌보는 ‘노인간호보조로봇’ 등장

첨단 의료 기술은 환자의 수술을 전담하는 ‘수술로봇’과 사고와 부상에 따른 재활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재활로봇’에 이르기까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수술로봇과 재활로봇에 그치지 않고 거동이 불편한 치매 노인 등 고령의 노인들을 돌보는 이른바 ‘돌봄 로봇’도 4차산업 시대의 중요 기술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인구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은 지난 2006년 아시아 최초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현재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30%에 달하며 80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고령화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출산율을 줄어드는 반면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일본은 무의탁 노인을 비롯해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로봇을 활용한 개호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데일리포스트가 일본 경제산업성 ‘고령화 가계에 대한 로봇 개호 서비스 지원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일본 정부는 ‘돌봄 로봇’ 개발을 통해 오는 2030년 2600억엔(한화 2조 6617억원) 대 시장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요양시설이 입소자를 돌보는 데 사용할 고가의 로봇을 도입하면 비용 일부도 지원하고 있다. ▲환자나 노약자 안아 올리기 ▲이동 지원 ▲용변 지원 ▲치매 환자 지켜보기 ▲목욕 지원 등 5가지 분야에서 사용할 로봇이나 기기를 도입하면 그 비용을 정부가 일부 지급한다.

노인 돌봄 로봇을 바탕으로 일본 정부가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통해 로봇 지원에 나서면서 관련 기업들의 돌봄 로봇 개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토요타는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의 보행을 지원하는 로봇을 출시했으며 혼다는 지난 2000년 몸이 불편한 노인과 환자를 위해 전등을 꺼주거나 물을 가져다주는 보행 로봇 ‘아시모’를 선보여 의료로봇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아울러 노인을 대신해 무거운 물건을 들고 보행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걸을 수 있도록 돕거나 배설을 지원하는 이른바 ‘간병 로봇’도 출시돼 고령화 시대의 구성원으로 편승하고 있다.

이처럼 노인을 위한 일본의 돌봄 로봇이 차세대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더불어 고령화 시대로 진입한 우리나라 역시 노인들을 위한 ‘돌봄 로봇’ 지원에 나섰다.

지난 2013년부터 한국로봇융합연구소 등이 개발한 국내 최초 노인간호보조로봇인 ‘KIRO-M5’를 개발해 노인전문간호센터를 비롯해 치매 노인 병동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소형으로 제작된 간호보조로봇은 노인요양시설에 특화된 상품이며 환자의 기저귀 교환시점을 알려주고 건강 상태 유지를 도와준다. 또 간단한 물건운반과 실내 공기살균 및 탈취 등을 돕고 있다.

한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한국은 노인을 위한 복지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사각지대가 많기 때문에 실버케어 산업은 오히려 국내에서 더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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