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과 헬스케어의 융합…바이오 빅데이터 경쟁 ‘점화’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빅데이터가 없는 4차 산업 시대는 존재하지 못합니다. 빅데이터는 의료, 금융, 통신, 제조, IT 등 산업과 일상 모든 곳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빅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미래시대는 깡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IT 전문가 신OO씨)

한 사람이 가진 정보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개인이 공유한 의료 정보는 1100테라바이트(TB)에 이른다고 말한다.

1100테라바이트, 기가바이트(GB)로 환산해보니 무려 112만 6400 기가바이트에 달한다. 이는 영화 한편 당 평균 2기가바이트라고 감안할 때 총 56만 3200편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엄청난 데이터다.

1인당 보유 데이터가 2기가 바이트의 영화 56만 편을 감상할 수 있을 만큼 이 방대한 데이터양을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 시대에 누가 선점할 것인지를 놓고 보이지 않는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 번이라도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의 정보가 모두 취합된 바이오 빅데이터(Bio Big Data), 이 IT 기술은 단순히 의료 수단 외에도 경찰, 군대, 금융, 통신 등 모든 영역에서 운용되고 있다.

이 방대한 양의 바이오 빅데이터는 차세대 혁신 산업으로 촉망받고 있다. 실제로 IBM왓슨과 구글, 존슨앤존슨(바이오 제약기업)과 같은 글로벌 ICT기업들이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을 앞다퉈 구축하고 있다.

전 세계 검색엔진 플랫폼을 통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한 구글은 딥마인드 헬스 중심으로 유전자 정보 수집에 나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질병 예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헬스케어 플랫폼인 ‘구글핏’을 개발해 스마트 단말기를 비롯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데이터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IBM왓슨은 글로벌 바이오 제약 기업인 존슨앤존슨과 협업을 통해 임상지원시스템을 개발하고 뉴욕 게놈센터와 ‘암 환자 맞춤형 게놈 연구 프로그램’ 설계했다.

바이오 빅데이터 시대 이렇게 변한다

흔히 4차 산업 시대를 일컬어 빅데이터가 주도하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만큼 빅데이터는 미래 시대를 움직이는 방점인 셈이다. 빅데이터가 빠진 4차 산업 시대의 혁신적인 기술인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은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과학기술의 핵심적인 요소가 되는 빅데이터는 4차 산업 시대의 완결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미래시대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효율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빅데이터 기반 창출의 방법을 활용해 방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해석해 생물과 의학적인 의미를 밝혀 새로운 지식 서비스를 개발하며 생명과학과 헬스케어의 융합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현재 의료기관에서 전자의무기록(EMS)을 통해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며 바이오 연구자들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향후 혁신적 산업을 위한 매력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신약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랜 기간 환자들이 복용한 약물과 진료 정보 등을 통해 약물 환자의 내성 상태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완성된 인간 게놈프로젝트 이후 현재까지 축적된 엄청난 유전체 정보를 보유한 바잉오 빅데이터는 의료 서비스 확대와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미래시대 맞춤형 의료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진료기록과 의료 영상 뿐 아니라 유전자 통계 및 전염병 현황 등 보건의료 정보 연구에 탄력이 예상된다.

박래웅 아주대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서로 다른 데이터 구조를 지닌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CDM으로 변환해 같은 데이터 구조로 변환하고 같은 분석방법과 분석도구를 적용해 결과 수집과 비교 분석이 가능하다.“면서 ”각 의료기관에서 수행한 분석결과만 수집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누출위험도 원천적으로 방지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시장 선점”…국내외 ICT 기업 ‘각축전’

이처럼 바이오 빅데이터 기술이 4차 산업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면서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ICT 업계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방대한 데이터 구축이 핵심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플랫폼 비즈니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헬스케어 서비스가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뒤바뀌고 있다.

때문에 진료 정보와 유전자 정보, 생활습관 정보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가 요구되며 이를 위해 바이오 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구글을 비롯해 IBM왓슨과 존슨앤존슨과 같은 글로벌 ICT 기업이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산업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미 의료 빅데이터의 표준화된 임상정보로의 변환과 분석 및 활용을 위한 국제 컨소시엄인 ‘오딧세이(OHDSI, Observational Health Data Sciences and Informatics)가 구축됐다.

오딧세이는 공통데이터모델을 기반으로 오픈소스 툴을 개발, 분산형 연구망 구축을 목표로 하는 다국적 비영리조직이다. 14개 국가 200개 이상 기관이 참여한 오딧세이는 6억 6000만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우 ’Big Data Initiative(빅데이터 이니셔티브)‘에서 빅데이터 R&D에 2억달러(한화 2268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중심으로 거대하고 복잡한 생물·화학적 데이터처리기술 고도화를 통해 유전체학과 단백질체학, 생물정보학, 시스템생물학 등 대규모 데이터 분석이 요구되는 바이오·보건의료 최첨단 R&D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거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국내 역시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유전체데이터를 활용한 신테카바이오를 비롯해 데이터 공유기반 비즈니스 기업인 메디블럭, 그리고 공공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코아제타 데이터 전문 기업과 40여곳의 병원이 의료정보를 익명화, 표준화해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나섰다.

최수진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신산업MD는 “바이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서비스, 제약, 금융, 유통 분야와 연계된 개인맞춤 건강관리서비스 비즈니스의 개발과 신산업 육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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