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알코올 과음으로 인한 숙취는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 속쓰림 등의 불쾌한 증상을 동반한다. 숙취와 운동의 관련성을 조사한 새로운 연구에서 정기적인 신체 활동이 숙취 중증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연구팀은 숙취와 신체활동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최소 1회 이상의 숙취를 경험하고 최소 일주일에 30분 이상 중간 정도의 운동을 한 대학생 167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알코올 소비 패턴과 신체 활동 수준, 숙취 중증도와 빈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당연하게도 알코올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더 많은 숙취를 경험하고 중증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알코올 섭취와 숙취 중증도 및 빈도의 관계성은 달리기 등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한 사람에게서 더 낮게 나타났다. 즉, 더 높은 수준의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숙취 빈도나 중증도를 낮출 가능성이 시사된 것이다.
국제학술지 '중독 행동(Addictive Behaviors)'에 게재된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에서 스포츠 애널리스트 강의를 하고 있는 아탈리 레드우드 브라운(Athalie Redwood-Brown) 박사가 '신체 활동에 의한 숙취 감소 메커니즘'을 해설했다.
◆ 통증 경감
숙취는 알코올에 의한 탈수로 혈관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뇌 주변 체액이 감소해 두통이 발생한다. 또 알코올이 체내 염증을 촉진시켜 면역 단백질 중 하나인 사이토카인(cytokine) 분자가 방출되면서 근육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운동으로 방출되는 호르몬인 엔도르핀(endorphin)은 이처럼 숙취로 생기는 통증을 줄여준다.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엔도르핀은 모르핀과 유사한 작용을 하며, 정기적인 운동은 엔도르핀 분비량을 늘릴 수 있다.
◆ 수면의 질 향상
알코올을 섭취하면 뇌의 회복을 도와주는 렘수면이 감소하고, 이뇨작용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숙취가 심할수록 수면의 질은 나빠진다.
그러나 정기적인 운동은 일일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높여 숙취 회복을 도울 수 있다.
◆ 신진대사 개선
사람이 섭취한 알코올은 간에서 대사되며, 그 대사물인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가 숙취의 주요 원인이다. 정기적인 운동은 대사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알코올의 대사 능력이 향상돼 아세트알데히드 배출도 빨라진다.
◆ 염증 반응의 경감
숙취 상태의 체내에서는 다양한 부위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 두통·근육통·권태감을 느끼거나 빛이나 소리 등 자극에 과민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 항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촉진되고 항염증 작용이 발휘되기 때문에 숙취의 다양한 증상이 경감될 수 있다.
브라운 박사는 "숙취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적당한 음주 혹은 음주 자체를 피하는 것이다. 다만 음주가 잦은 사람은 정기적 신체 활동을 통해 숙취로 인한 고통을 조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